“마틴, 마리화나 소지혐의로 정학중이었다”… 부모 “죽음과 무관” 강조

입력 2012-03-27 19:17

백인 자경단의 총에 맞아 숨진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이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정학 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숨진 마틴은 마리화나 가루가 남아있던 비닐봉지를 가방에 가지고 있다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고교에서 정학된 상태였다고 AP통신이 27일 보도했다. 마틴은 사건 당시 학교가 있던 마이애미를 떠나 아버지가 살고 있는 샌포드에 와 있었다.

이에 대해 마틴의 어머니 사브리나 풀턴은 경찰이 마틴의 정보를 누설했다고 비난했다. 풀턴은 “그들은 내 아들을 죽였고, 이제는 아들의 평판까지 훼손하려 한다”고 말했다. 마틴의 부모는 마리화나와 아들의 죽음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풀턴은 ‘나는 트레이번이다’와 ‘트레이번에게 정의를’이라는 두 문구에 대해 특허를 신청했다고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스가 26일 보도했다. 풀턴은 두 문구를 아들을 위한 CD와 DVD 제작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소년이 먼저 자경단인 조지 짐머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지신문 올랜도 센티널은 짐머맨이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인용, 당시 마틴이 짐머맨의 뒤를 쫓아와서 코에 펀치를 날리고, 덮쳐 머리를 때렸다고 보도했다.

마틴의 사망 한 달을 맞은 26일 미국 곳곳에서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대표적 흑인민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는 마틴이 살해당한 곳에서 30㎞ 정도 떨어진 이턴빌 침례교회에서 마틴의 ‘순교’가 흑인민권운동과 인종주의에 대한 관심으로 ‘부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