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낙농협 다미앙 팀장이 말하는 ‘치즈’… “한국 김치와 너무 닮았어요”
입력 2012-03-27 19:13
“프랑스와 한국의 식문화는 흡사합니다. 김치와 같은 발효식품인 치즈를 좋아하고 마늘도 즐겨 먹지요.”
프랑스 국립낙농협의회 로렁 다미앙(45·사진) 마케팅 팀장은 같은 아시아권이라도 일본의 식습관은 프랑스와 매우 다른 데 비해 한국은 놀랍게도 입맛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23일 한국 낙농진흥회 주관 ‘2012년 국제낙농연맹(IDF) 낙농정책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그를 20일 만나 치즈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다미앙 팀장은 치즈는 여러 모로 김치와 닮았다고 했다. 종류가 많은 것도 그렇고, 국가대표급 음식이지만 어린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아 엄마들이 먹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비슷하다고.
“6개월 때 ‘레핑 카우’ 같은 맛과 향이 약한 가공 치즈를 먹이기 시작해 두 살쯤 되면 ‘브리’ ‘꽁테’ 등 소프트 치즈, 다섯 살 때쯤 ‘까망베르’ 같이 숙성돼 풍미가 있는 연성치즈, 열 살이 되면 ‘에파스’ 등 삭힌 맛이 강한 연성치즈를 먹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치즈의 맛과 향이 약한 것에서 점점 진한 쪽으로 넓혀 가는데 치즈를 처음 먹는 사람들도 이런 차례로 시도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거란다.
다미앙 팀장은 “프랑스에선 정부에서 하루 3개 이상의 유제품을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50세 이후 폐경기 여성들은 4개 이상의 유제품을 먹어야 하는데, 치즈가 더없이 좋다”고 추천했다. 치즈는 칼슘 함량이 높아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데다 열량이 낮고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기 때문. 100g 기준 칼슘 함유량이 우유는 105㎎인 데 비해 치즈는 503㎎이나 된다.
“프랑스 정식 요리 코스에는 아예 치즈만 3∼5가지 먹는 차례가 있을 정도로 치즈 단독으로 즐기지만 다른 국가에선 음식에 넣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한국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치즈를 많이 넣은 메뉴는 까망베르 치즈 케이크가 아닐까? 그는 “프랑스에는 까망베르 치즈 케이크는 없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외국 식자재를 들여와 그 나라의 식습관에 맞게 활용하고, 그 변형된 요리가 역수출되는 멀티 식문화가 형성되고 있으므로 파리에서 한국식 까망베르 치즈 케이크를 먹을 수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다미앙 팀장은 프랑스는 지역별로 기후가 다양해 그에 따른 특성을 지닌 원유가 생산되는 데다 수세기에 걸쳐 형성된 지역별 제조 노하우를 갖고 있어 1100여종의 치즈가 생산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국내에는 130여 종의 프랑스산 치즈가 들어와 있다. 프랑스는 유럽 제2의 치즈 생산국이며, 세계 제2위 수출국이기도 하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