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폐막] 韓·美·日·英·佛 “핵·방사성물질 운송때 보안 강화”

입력 2012-03-27 21:50

한국과 미국 등 5개국은 핵 및 방사성 물질을 운송할 때 보안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또 우리나라를 비롯한 4개국은 연구용 원자로에 쓰이는 고농축우라늄(HEU) 연료를 고밀도 저농축우라늄(LEU)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하고 공동 기술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 정부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는 2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1차 세션에서 핵·방사성 물질 운송 시 보안 강화를 위해 공동협력사업(Gift Basket)에 나선다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5개국은 “핵 및 방사성 물질이 운송 도중 분실 또는 도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별 핵물질 재고관리소와 국내용 핵물질 추적 시스템을 마련할 것”임을 천명했다. 성명에는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 등의 군사훈련도 고려할 수 있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5개국은 내년 일본에서 첫 실무회의를 개최하고 국제해사기구(IMO),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IAEA 등의 전문가를 초청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 4개국은 HEU를 LEU로 전환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들은 HEU 연료를 사용하는 연구용 원자로에서 LEU 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세계 최초로 공동 개발한 뒤 2016년부터 전 세계가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코엑스에서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부 장관, 베르나르 비고 프랑스 원자력에너지 총재, 조엘 미켈 벨기에 부총리와 함께 핵안보정상회의 성과사업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의 공동협력사업을 발표했다.

4개국의 발표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핵물질 감축’의 모범적 협력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군무기 외의 민간분야에서 HEU 연료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는 연구로다. 지난 2월 현재 전 세계 20여개의 고성능 연구로에서 매년 600㎏ 이상의 HEU 연료가 사용되고 있다.

김 총리는 “한국은 미국이 올해 말까지 제공키로 약속한 LEU를 토대로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이 개발한 원심분무기술을 이용해 내년 중 우라늄-몰리브덴 합금(U-Mo) 분말 100㎏을 제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생산한 이 U-Mo 분말은 프랑스로 넘겨져 고밀도 U-Mo 핵연료 제조에 쓰이는 한편 프랑스와 벨기에의 검증을 거쳐 고성능 연구로에 장전된다. 이들은 U-Mo 핵연료의 성능이 검증되면 다른 국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