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껑충… 주거비 부담 사상 최고

입력 2012-03-27 18:53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 주거비 부담이 사상 최고치로 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7일 가계지출에서 주거비 비중을 나타내는 ‘슈바베 계수’가 지난해 10.95%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2007년(9.71%)부터 4년 연속 상승했다. 슈바베 계수는 가계 총지출에서 단순 주거임대료 외에 수도·광열비 등 주거에 직접 관련된 소비도 포함한다.

주거비 부담은 특히 저소득층이 주로 떠안아 계층간 양극화가 심해졌다.

하위 20%인 1분위의 슈바베 계수는 2008년 14.94%에서 지난해 16.45%로 치솟은 반면, 상위 20%계층인 5분위는 2008년 7.69%에서 2010년 8.24%로 오르다가 지난해 7.95%로 떨어졌다. 지난해 1분위 소득계층의 주거비 부담률과 1분위·5분위 간 계수격차(8.50% 포인트) 모두 사상 최고치였다.

연구원은 이 같은 주거비 부담 상승에 대해 ‘실질소득 증가세 둔화와 전월세 가격 상승세’를 주 요인으로 꼽았다.

2006∼2008년 실질소득은 이전 3년 대비 6.4% 늘었지만 2009∼2011년에는 2.6% 증가에 그쳤고 실질가처분소득 증가율도 같은 기간 5.7%에서 1.5%로 뚝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월세 가격지수는 2009년 1.6% 증가에서 지난해 4.0%로 2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어 서민의 등골을 휘게 했다. 2010년 하반기 이후 집중된 에너지 물가 상승률도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켰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수석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고용을 늘려 가계 구매력을 키우고 주택 공급을 통해 전월세 비용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