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낙동강 구간 동식물상 조사 어떻게 반영됐나… ‘탁수관리 잘못’ 어류·저서대형무척추동물 줄었다

입력 2012-03-27 18:44


낙동강 살리기사업 구간은 지난해 부유물질(SS) 증가로 몸살을 앓았다. 어류와 저서생물이 대거 죽었지만, 사후환경영향조사는 대부분 출현종의 숫자만을 따졌다. 사후환경영향조사는 이처럼 목표수질 달성여부 등 평면적 사실을 나열하는 데 그치고 있다. 어느 곳에서 수질과 수생태계가 언제 어떻게 변했는지를 서로 연계해서 분석해야 어떤 생물군이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2010년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를 분석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연구보고서를 중심으로 사후환경영향조사의 문제점을 살펴본다. 또한 이 문제점이 2011년 낙동강구간 동식물상 조사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알아본다.

낙동강살리기 사업 제2권역에 대한 2011년 사후환경영향조사의 동·식물상은 2009년에 이뤄진 환경영향평가와 비교한 종수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조사업체도 조사 빈도와 조사방법의 차이에 따라 생물종 수 조사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더군다나 서식 밀도와 개체수 및 군집조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류와 저서대형무척추동물의 감소추세는 공사과정에서 탁수관리 잘못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육상 식물 종은 감소했다. 공사초기인 2010년에 수변식생을 제거한데 따른 것이다. 포유류와 양서·파충류의 종수는 변화가 없다. 조류는 환경영향평가때 분기별로 33∼58종(연간조사에서 중복되는 종 제외하고 총 60종)에 비해 2010년 27∼61종(총 90종)과 2011년 27∼56종(총 69종)에는 늘어났다. 그러나 이는 조사 횟수가 환경영향평가때보다 늘어난 데다 철새가 많이 찾아오는 겨울철 조사결과가 포함된데 따른 것으로 지적됐다. 낙동강 하류 구간의 철새 개체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낙동강 하류인 부산에 서식하는 조류(鳥類) 개체수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고 최근 밝혔다.

육상곤충류는 출현종수가 감소했다. 환경영향평가때 57∼204종(총 325종)이었으나 2010년 46∼142종(총 220종), 2011년 32∼126종(총 196종)으로 줄었다. 특히 수변 식생제거에 따라 메뚜기목, 노린재목, 딱정벌레목의 종수가 감소했다.

어류와 저서대형무척추동물이 감소한 것은 공사과정에서 SS(부유물질) 농도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류의 경우 2010년까지는 6∼17종(총 44종)으로 환경영향평가때의 8∼20종(총 40종) 수준을 유지했지만, 준설 및 보공사가 본격화한 2011년에 5∼20종(총 33종)으로 줄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 측에서는 지난해 4분기 조사에서 보 조성공사가 완료됨에 따라 수위상승에 따른 조사방법의 차이 때문에 출현종이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식밀도와 개체수 조사가 동반되지 않고서는 서식환경 악화여부에 대한 온전한 판단을 할 수 없다. 환경운동연합의 김정수 시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서식밀도는 물론 종수도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다”면서 “지난해 보 조성 및 준설공사이후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살리기사업 2권역의 57개 사후조사지점의 지난 1년간 SS농도 평균은 지점별로 최소 10.5∼최대 44.2㎎/ℓ였다. 이는 수질자동측정망의 SS농도보다 훨씬 더 낮은 것이다.

그래도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때 측정된 SS농도 2.0∼18.5㎎/ℓ보다는 2배∼8배 더 높은 것이다. 수질측정망과 사후조사 지점의 측정치가 다른 것은 시료를 뜨는 곳이 각각 하천 중심과 하천 표면으로 다른데다 사후조사는 비가 올 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낙동강 2권역 사후수질조사 57개 지점의 다른 수질지표를 보면 SS이외에도 BOD(생물학적산소요구량)는 T-N(총질소), T-P(총인) 등이 환경영향평가때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BOD는 1.4∼2.7㎎/ℓ로 환경영향평가때의 0.8∼2.6㎎/ℓ에 비해 다소 나빠졌다. T-N은 1.12∼3.21㎎/ℓ에서 1.86∼3.96㎎/ℓ로, T-P는 0.02∼0.14㎎/ℓ에서 0.05∼0.32㎎/ℓ로 다소 크게 악화됐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