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전세시장 겨울잠 언제까지… 봄 이사철 불구 주택값 2주 연속 하락
입력 2012-03-26 19:06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부동산 거래가 왕성해지는 봄이 왔지만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아파트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셋값도 하락세가 커지며 매매·전세 동반침체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04%로 2주 연속 하락했다. 수도권이 0.11% 떨어진 반면 지방은 도지역 0.14%, 광역시 0.11% 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서울 아파트값은 0.14% 떨어진 가운데 강동구 -1.66%, 서초구 -0.71%, 강서구 -0.67%, 송파구 -0.26% 등의 하락폭이 컸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0.49% 떨어져 하락폭이 깊어졌다. 경기도(-0.03%), 인천(-0.10%) 등도 하락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전주보다 0.01% 내렸다. 지난 1월 둘째 주(-0.01%) 이후 2개월 만에 하락세다. 강남(-0.24%)과 강북구(-0.17%)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도곡동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112㎡는 5억2000만∼5억4000만원 선으로 일주일 새 2000만원 내렸다. 수도권 신도시도 0.03% 떨어졌지만 경기는 0.01% 올랐다.
봄 이사철인데도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침체에 이어 전세까지 동반 위축을 보이는 것은 단기간에 과도하게 올라 신규 수요가 실종된 데다 대체 주거수단 증가, 학군메리트 감소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지역은 2∼3년 만에 전셋값이 최고 배 가까이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전셋값을 올려줄 여력이 없는데다 물가상승으로 실질소득도 줄어 서울 진입 수요보다는 외곽으로 떠나는 이동인구가 많다는 얘기다. 지난주 서울 전셋값이 하락한 반면 평택(0.32%)·용인(0.20%)·하남(0.18%)·광명·성남시(0.15%) 등이 크게 오른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또 서울지역 전셋값 약세는 지난해 물수능 논란으로 인해 시작된 대치동 등 강남 8학군의 전세시장 침체가 주변으로 확산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굳이 전셋값을 몇억원씩 올려주면서 강남권에 머물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대치동 인근 아파트는 전셋값을 크게 낮춰도 찾는 사람이 없어 집주인들이 내부수리를 해서 세입자를 찾아나서는 역전세난도 빚어지고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현재 전세시장은 천정부지 전셋값에 대한 부담과 구매력감소, 강남 학군수요 감소,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급확대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서울 전세시장은 앞으로 침체가 깊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