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12년 장기집권’ 붕괴… 살 前총리, 와드 現대통령 물리쳐

입력 2012-03-26 18:51

25일(현지시간) 치러진 세네갈 대통령선거에서 마키 살(55·사진) 전 총리가 12년 간 집권해온 압둘라예 와드(85)를 물리치고 새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와드 대통령은 25일 밤, 초기 개표결과가 살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나자 전화를 걸어 당선을 축하했다고 26일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1차 투표에서는 와드 대통령이 34.8%를 득표하며, 26.6%로 2위에 그친 살 후보를 앞섰지만 과반을 얻어야 당선이 확정되는 규정에 따라 2차 투표까지 진행됐다. 결국 2차 투표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살 후보가 초기 개표에서 3배에 가까운 득표수로 압도하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와드 대통령의 12년 통치가 막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국내에서 가중된 식량난과 아들의 권력개입이 있었다. 국민의 대다수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0년, 무려 300여억원을 들여 북한에 의뢰한 동상제작이 거센 비난을 받았다. 또한 아들 카림에게 인프라 산업과 에너지 운영권한을 대폭 맡기며 권력을 세습한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와드는 2회 연임까지 허용하는 선거규정을 어기면서 재선에 도전했다. 그의 장기집권에 분노한 최소 6명의 반대자들이 시위과정에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와드는 출마를 강행했지만 끝내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살 후보의 지지자들은 수도 다카르의 중심가로 몰려나와 춤을 추고 행진하며 정권교체를 기뻐했다. 살 후보는 축하전화를 받은 뒤 지지자와 취재진들 앞에서 “오늘 밤, 세네갈 역사의 새 시대가 열렸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홍혁의 기자 hyukeu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