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입銀에 8000억 주식 5월 중 출자하기로
입력 2012-03-26 18:38
수출입은행(수은)에 대한 정부출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수은은 26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오는 5월 중 도로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주식 등 총 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현물출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은에 대한 정부출자는 2007년 30억원에 불과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정부출자는 2008년 6500억원, 2009년 현물 5000억원을 포함해 1조500억원, 2010년 1500억원, 2011년 현물 1조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도 8000억원 규모의 현물출자가 이미 결정된 만큼 현 정부 들어 5년 연속 연평균 7000억원 이상의 정부출자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수은에 대한 정부출자 증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프로젝트 수주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로 수은의 대출·보증 등 총여신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07∼2011년 총여신은 ‘51조3480억→79조5622억→80조6622억→83조7315억→88조7465억원’으로 5년 새 72.8%나 늘었다.
그럼에도 수은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0.65%로 국내 은행 평균치 1.36%를 밑돌고 있음은 주목되는 대목이다(그래프 참조). 이제는 수은의 역할 내지 위상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수은은 오랫동안 우리나라 수출입국의 무역금융을 담당해왔으나 이제는 해외 프로젝트 수주전(戰)의 재무지원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영수 한양대 교수는 “일본 수출입은행은 1999년 국제협력은행(JBIC)으로 탈바꿈해 기존의 무역금융에서 벗어나 일본 기업의 해외투융자, 프로젝트 수주 등을 위한 재무적 협력기관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한다.
JBIC는 수출입금융의 경우도 일본 기업의 플랜트수출 및 기술제공과 관련해 외국정부 등 수입자 지원, 중요자원에 대한 수출입지원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은이 투자입국으로 가기 위해 총여신을 늘려가는 것이라면 그에 상응한 개혁, 위상·역할 재정립이 먼저 거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용래 기자 choy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