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 FTA 협상 타결… 車·철강 수출 훈풍 기대
입력 2012-03-26 18:38
한국과 터키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2년 만에 타결됐다. 정부는 26일 터키와 FTA 기본협정 및 상품무역협정에 대해 가서명하고 공식적인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양국 정부는 협정문에 대한 법률검토 및 번역작업을 거쳐 최종 협정문을 확정한 이후 올 상반기 중 협정문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양국간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철강·전자제품 등 수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교역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농수산물은 수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농수산업 보호 대책을 추가로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 터키 무역흑자 확대 기대=인구 7400만명의 터키는 2010년 명목 GDP(7290억 달러) 기준 경제규모 세계 17위, 경제성장률 8.9%였다.
우리나라의 대(對) 터키 교역액은 2010년 42억7000만 달러, 지난해 58억8000만 달러로 각각 42.7%, 58.8%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대 터키 수입은 수출의 10%에 불과해 무역수지 흑자도 큰 폭으로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수출은 50억8000만 달러, 수입은 8억 달러로 42억8000만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봤다.
◇자동차·철강·전자제품 큰 수혜=FTA가 발효되면 자동차(관세율 10∼22%)·자동차부품(3∼4.5%)·컬러TV(14%)·평판압연 제품이 7년 안에 점진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화섬(4%)·직물(8%)은 5년 안에, 석유제품(3.5∼4.7%)·석유화학제품(6.5%)은 즉시 관세가 철폐된다.
정부는 터키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망한 수출 시장으로 자동차·자동차부품, 석유화학제품, 철강, 섬유 등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FTA로 1600㏄ 이하 중소형 저가차량이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터키 자동차 시장의 구조상 소형차의 직접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혜택은 자동차 부품에도 해당돼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의 터키 현지 생산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철강 시장은 우리나라의 터키 수출 물량이 터키 전체 수입량의 2%에 불과하지만 터키의 경제발전 단계를 고려하면 잠재력이 크다. 특히 일본과 경쟁 구도에 놓인 판재류(열연강판·냉연강판·아연도금강판 등)에 대한 관세가 인하될 경우 상당한 규모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전자제품도 현재 교역 규모가 크지 않지만 FTA로 관세(14%)가 철폐될 경우 컬러TV와 냉장고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쌀 쇠고기 제외 등 국내 농업분야 피해 최소화=우리 측은 농수산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양허 제외, 관세 부분 감축, 장기 관세철폐 기간 설정 등 예외 수단을 확보해 국내 관련 산업에 대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쌀, 쇠고기, 고추, 마늘, 양파, 분유, 사과, 배, 감귤, 명태 등 주요 민감 농수산물 795개 품목(40.7%)의 양허를 제외했다. 다른 품목도 관세를 부분적으로 줄이거나(134개, 6.9%) 10년 장기(609개, 31.2%)로 관세를 없애도록 했다.
수입이 불가피하거나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올리브유, 월계수 잎 등 162개 농산물(10.7%)과 32개 수산물(7.2%) 관세는 즉시 철폐된다.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인스턴트 커피와 담배, 수출 잠재 품목인 라면, 김치 등에 대한 관세도 즉시 없어진다.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