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北 로켓발사 포기… 경제 집중하라” 中·러 정상 잇단 이례적 강경 메시지

입력 2012-03-26 22:32


중국과 러시아 정상이 잇따라 북한에 대해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 계획 포기와 경제 발전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북한에 우호적인 두 정상이 이처럼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짐에 따라 북한 당국의 발사 계획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여러 차례 소통하면서 위성 발사 계획을 포기하고 민생 발전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전했다. 한·중 정상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중지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또 두 정상은 중국 내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원만하게 처리한다는 데 공감했다. 후 주석은 “탈북자 처리 시 (중국) 국내법과 국제법 기준,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원칙에 따라 한국의 우려와 관심을 배려하겠다”는 입장을 이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어 열린 이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기 이전에 북한 주민을 먼저 먹여 살려야 한다”면서 “언제까지나 북한이 국제사회 원조에 의지해서 살아갈 수 없으며 스스로 변해야 경제발전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광명성 3호 발사 계획 발표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 주석도 핵안보정상회의 장소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지토록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

한편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환영 리셉션을 시작으로 이날 공식 개막됐다. 참석자들은 첫 회의격인 정상업무 만찬을 갖고 2010년 1차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고농축 핵물질 폐기 및 비핵화 현황 등을 점검했다.

27일에는 두 차례의 정상회의를 통해 무기급 핵물질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하고 원자력 시설에 대한 물리적 보호를 강화하는 한편 핵과 방사성 물질이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것을 차단하는 내용의 ‘서울 코뮈니케’를 채택할 예정이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