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선 ‘병영 밴드’… ‘아름다운 소원’
입력 2012-03-27 00:01
아름다운 소원(EBS·27일 오전 6시30분)
40년이 넘도록 아코디언을 연주해온 일흔네 살의 최동식 할아버지. 그는 10대 때부터 음악을 해왔다. 지금은 대전에서 아코디언 연주자로 유명하다.
그의 음악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때는 바로 42년 전. 공군 제10전투 비행단에서 ‘블랙 이글’이란 밴드로 활동했던 시절이다. 그는 당시 밴드마스터였다. 그때를 추억하는 할아버지는 다시 한번 멤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는 게 소원이다. 그래서 ‘블랙 이글’ 멤버들을 찾아 나선다.
그는 낡은 수첩에 적어둔 번호로 전화를 건다. 밴드에서 트럼펫을 연주하던 최창희씨 연락처다. 다행히 연락이 닿았다. 그날 밤 할아버지는 영어학원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최씨를 만나 속마음을 이야기한다. 수소문 끝에 멤버 김흥수씨와도 만나 두 손을 맞잡는다. 얼마 후 어느 음악학원을 찾는다.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던 김종석씨가 운영하는 학원이다. 그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밝은 모습으로 여전히 멋진 기타 실력을 뽐내고 있다.
드디어 네 멤버가 모여 42년 만의 무대를 위한 맹연습에 들어간다.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은 같지만 오랜만에 맞춰보는 연주인 탓에 합주가 쉽지만은 않다. 더구나 당시 드럼을 연주하던 멤버의 자리는 아직까지 비어 있는데….
우여곡절 끝에 ‘블랙 이글’이 무대에 서게 된다. 설렘과 긴장 속에 연주를 시작하는 멤버들. 과연 42년 만에 다시 오른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
박정태 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