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정상회담] “북한 위성 발사는 곧 미사일 발사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중지해야”

입력 2012-03-26 22:25

한국과 러시아는 26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 발표가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평가하고 즉각적인 중지를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열고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전했다.

특히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미사일 발사”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 정세에 불안을 가져오는 바람직하지 못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어 서울에 오기 전 북한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중지하라는 확고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정말로 북한을 위한다면 국제사회에 개방하고 국제사회와 북한이 협력하게 해서 중국, 베트남과 같은 모델을 따르게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북한 당국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상당한 재원을 로켓 발사에 낭비하고 주민생활을 어렵게 방치하고 있는 데 대해 주민들도 이를 환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또 오는 12월 러시아의 국제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양국 간 통상·무역 등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방산협력도 구체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지난해 처음으로 교역 20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러시아가 관심 있는 인프라와 과학기술 및 경제개발 등을 희망하고 있어 보다 많은 경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한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이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김 기획관은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 블라디보스토크의 도시 재건, 시베리아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가 적극 진행되고 있어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 상호 경제협력의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수교 50주년을 맞이한 양국 간 협력과 향후 관계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피녜라 대통령은 방산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한국기업 참여를 요청했고, 이 대통령은 흔쾌히 도움을 주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도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경제협력, 국제 핵안보 등에 대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지식경제부 및 한국전력과 카자흐 산업신기술부 및 국영송전회사 간 ‘전력효율 개선 양해각서(MOU)’를 체결키로 합의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