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오바마 美 대통령, “한반도 통일 분명히 올 것”… 대학생들 환호·박수
입력 2012-03-26 18:5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6일 한국외대 특강은 “감사합니다”로 시작해 “같이 갑시다”라는 한국 말로 끝났다.
흰 와이셔츠에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손을 흔들며 서울 이문동 한국외대 미네르바 대강당에 등장한 오바마 대통령은 강당을 가득 메운 700여명의 학생들에게 “여러분의 영어 실력이 내 한국어보다 훨씬 나을 것”이라며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미 현직 대통령이 국내 대학에서 특강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강에 앞서 성김 주한 미국대사를 소개했다. 또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된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과 천안함 폭침 희생 용사들을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의 앞선 디지털 역량을 칭찬하던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미투데이, 카카오톡 등의 이름을 또박또박 말하자 청중 곳곳에선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과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어느 때보다도 트위터나 미투데이 카카오톡으로 세계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다”면서 “이래서 전 세계인들이 한류 열풍에 휩싸인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강 전 주한 미국대사관이 학생들을 상대로 받은 질문지 가운데 “혹시 대통령께서 가짜 이름을 이용해 웹상에서 자신의 지지자인 것처럼 글을 남긴 적이 있느냐”는 내용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는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아이디어”라면서 “나는 해본 적이 없지만 어쩌면 우리 딸들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답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와 관련 “핵테러의 위험은 세계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며 “앞으로 핵테러를 막는 작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두 딸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을 수도 있는 세상에서 살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핵무기 없는 세상, 하나 된 한국’이라는 비전을 갖자며 “우리의 비전을 비웃고 목표달성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한국에 와보라고 하고 싶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어제 비무장지대를 바라보면서 전쟁의 폐허에서 번영을 이룬 나라와 국민을 굶주리게 하는 나라의 극명한 차이를 보았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분단된 한반도에서 모든 한국민들이 열망하는 그날(통일)이 쉽게 오지는 않겠지만 그날은 분명히 올 것”이라며 “마침내 한국민들은 자유로운 하나가 될 것이며 어떤 시련이든 우리는 함께할 것이고 같이 갈 것”이라며 확고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말로 “같이 갑시다”라고 외쳐 큰 호응을 받았다.
행사에 참여한 탈북청소년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신흥윤 행정실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비무장지대에서 남과 북의 위정자들이 어디에 목표를 두고 정치를 하는지를 말할 때 공감하는 바가 컸다”고 말했다.
한승주 정창교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