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5] ‘천안함 2주기 추모식’서 마주친 박근혜·한명숙

입력 2012-03-26 18:40

동영상 관람·46용사 묘역 참배

정치적 민감한 사안엔 말 아껴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6일 ‘천안함 용사 2주기 추모식’이 열린 국립 대전현충원에서 마주쳤다. 이들은 행사장에 나란히 앉아 추모동영상을 보고 46용사 묘역을 참배하는 등 한동안 자리를 함께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얘기는 서로 아꼈다. 4·11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충청권 공략에 나선 여야 대표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엿보였다.

박 위원장은 희생 해군 장병과 고(故) 한주호 준위의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46인의 용사들이 목숨을 바쳐 지킨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심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열흘 전인 지난 16일 대전과 세종시를 돌며 충청권 표심다지기에 나섰던 박 위원장은 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서울로 올라와 27일로 예정된 세 번째 부산방문을 위한 준비작업에 몰두했다.

박 위원장은 오후 2시 부산시당에서 열릴 계획인 시당 선대위 발족식에 참석하고 주변 지역구를 돌며 후보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방문에서는 1, 2차 방문 때 들르지 않은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힘을 보태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000만원으로 선거뽀개기’ 공약을 스스로 파기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손수조 후보를 다시 만나 지원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박 위원장은 지난 14일 2차 방문 때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한판승부를 벌이고 있는 손 후보의 지역구인 사상을 방문해 지원활동을 벌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반해 처음으로 충청권 방문에 나선 민주당 한 대표는 대전과 충남 공주, 조치원, 세종시 등을 잇따라 누비며 민심잡기에 매진했다. 한 대표는 추모행사 참석 후 대전 월산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근혜 위원장은 MB(이명박 대통령)의 아바타이고 대리인으로 민생파탄은 이명박 정부와 박 위원장의 합작품”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어 한 대표는 공주 산성재래시장을 찾아 바닥 민심을 점검하고 오후에는 이번 선거의 핵심 승부처로 꼽고 있는 세종시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한 대표는 이해찬 후보와 함께 세종시 건설현장인 충남 연기군 밀마루 전망대를 찾아 건설상황을 점검하고 조치원 중앙시장에 들러 상인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세종시를 맡기면 산으로 갈지 바다로 갈지 모르지만 이 후보라면 정권을 잡든 못 잡든 비전을 갖고 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용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