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5] 여야, 초반부터 ‘색깔론 공방’ 가열… 총선 최대 변수로

입력 2012-03-26 18:40

4·11 총선 초반부터 여야의 색깔론 공방이 뜨거워지면서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의 야권 단일후보 사퇴 파동에서 불거진 ‘경기동부연합’의 실체와 역할 공방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일찌감치 예고한 총선 직후 ‘광명성 3호’ 발사 계획, 천안함 피격 2주기 등 북풍(北風) 및 안풍(安風) 관련 이슈들이 여야의 총선 득실과 맞물리면서 색깔론 공방이 쉽게 꺾이지 않을 기세다.

선거 초반 판도를 뒤흔든 ‘경기동부연합’ 논쟁은 여야가 연일 정공법을 펴면서 26일 급기야는 법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구민주노동당의 최대 계파였던 경기동부연합은 민노당과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를 합친 통합진보당 내 주축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 성남과 용인 지역 민족해방(NL) 계열 노동운동권 출신들로 결성된 경기동부연합은 2000년 민노당 창당 때 정치권에 대거 합류했다.

이 공동대표가 지난 23일 후보를 사퇴하면서 서울 관악을에 이상규 후보를 대리공천하고 성추행 전력으로 후보 공백이 생긴 경기 성남중원에 김미희 후보를 내세우자 보수언론과 보수진영이 경기동부연합이 막후 역할을 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새누리당 조윤선 공동대변인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통합진보당과 그 주류세력이라는 경기동부연합이 주창하는 대로 나라가 이끌어질 경우 우리의 미래가 얼마나 불안해질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일 공동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조직원이라면 성폭력도 눈감아주는 세력, 김일성 초상화를 걸어놓고 묵념하는 세력”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그(이 공동대표)의 남편도 이 조직에 속해 있다는 게 정설이다. 통합진보당이 공천한 상당수의 후보도 조직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공동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전국연합은 이적단체도 아닌 공개적인 합법단체였고 경기동부는 그 산하에 여러 지역 단체 중 하나였을 뿐”이라며 “제 남편까지 거론하면서 이 조직의 핵심멤버라고 하는데 이런 (보수언론의) 보도에 대해선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은 첫 색깔론을 제기한 조선일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이 공동대변인을 고발키로 했다.

원내 제1당인 새누리당이 원내 4당과의 싸움이라는 모양새에도 불구하고 색깔론을 정면 제기하고 나선 것은 정권심판론을 모토로 다시 전열을 정비한 야권연대의 위력을 조기에 약화시키고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박선숙 사무총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40대가 관건인데 MB정권 심판 의지가 강하지만 야권연대 지지는 아직”이라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색깔론과 북풍이 선거판세에 위세를 떨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2000년 4·10 총선을 앞둔 남북정상회담 발표와 2010년 6·2 지방선거 전 천안함 피격 사건이 여당 승리를 안겨주지 못한 전례가 있다. 박 사무총장은 “시대가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정재호 기자 j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