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오바마 정상회담] ‘광명성 3호’ 압박 공조로 국제 이슈화

입력 2012-03-25 21:43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1번째 정상회담은 북한의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이 ‘핵무기 개발용’이라는 공통의 견해를 확인하고, 이에 대응한 굳건한 한·미 동맹을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발사 계획이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훼손할 것”이라고 단언했고 이 대통령은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도발행위”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가 모든 탄도미사일 기술 응용 로켓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 위반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북한이 발사할 경우 2·29 북·미 합의를 먼저 깨게 되는 만큼 미국의 대규모 영양지원도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지난달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대북 식량(영양)지원 패키지’ 제공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핵무기 개발과 직결된다”는 양국의 시각은 앞으로의 북·미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동시에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미사일 문제가 공식 의제가 아니다”는 중국 측 입장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회의 의장인 이 대통령과 직전 의장인 오바마 대통령이 한목소리를 내면서 어떤 형태로든 ‘광명성 3호’가 의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두 정상은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맞서는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 연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것은 아니지만 한·미 간에 실무적으로 검토되고 있다”면서 “대북전략 차원에서 합당한 합의가 이뤄져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회에 사거리 연장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 기술적 문제도 있고 대통령 차원에서보다도 군사적인 차원에서 논의가 될 게 많다”며 신중한 스탠스를 취했다.

한편 두 정상은 정상회담과 공동 기자회견 내내 돈독한 우의를 과시했다. 이 대통령이 모두발언에서 “나의 친한 친구를 4개월 만에 서울에서 다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번 이 대통령이 백악관에 왔을 때 한국말인 ‘정(情)’을 배웠다. 정말 정을 느끼고 있다”고 화답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이 대통령의 어깨에 스스럼없이 손을 얹으며 그동안 쌓은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는 ‘공조’ ‘파트너’ ‘협력’과 같은 단어를 10번 이상 사용했다.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은 “양국이 1차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2010년)의 성과를 기반으로 이번 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설명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