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경기장 폐쇄·시즌 취소 반발’ 이집트 격렬시위… 10대 1명 사망

입력 2012-03-25 20:13

지난달 1일 프로축구 경기장 폭력으로 70여명이 숨졌던 이집트 포트사이드에서 23∼24일(현지시간) 다시 폭력 사태가 빚어져 소년 1명이 경찰 총에 맞아 숨지고 최소 68명이 다쳤다.

시위는 23일 이집트축구협회(EFA)가 포트사이드 경기장을 3년 동안 폐쇄하고 홈 구단인 알 마스리에 대해 올 시즌과 내년 시즌 출전금지를 결정하면서 촉발됐다. 성난 팬 수백명이 이날 저녁 정부 건물을 포위했다.

경찰은 수에즈 운하 진입을 막는다며 공중을 향해 위협사격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13세 소년이 등에 총을 맞았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25일 재집결한 시위대는 경찰서와 수에즈운하관리청사에 돌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했다. 시위 여파로 항구가 폐쇄됐고 운하 운송은 다른 길을 통해 이뤄졌다.

알 마스리와 카이로의 알 아흘리는 광적 팬들로 악명 높지만 이번 유혈 사태 배경에는 정치적 함의가 존재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위대 일각에서는 지난해 축출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추종자들이 현 군부 세력에 맞서 폭력 사태를 일으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일 포트사이드에서는 양팀 경기가 끝난 뒤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해 충돌하는 바람에 최소 7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지난주 검찰은 경찰관 9명을 포함한 75명을 살인 및 폭력방조 혐의로 기소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