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훈련 美 청년 2년 연속 ‘암기왕’… 알츠하이머 투병 할머니 기억상실에 충격
입력 2012-03-25 20:14
할머니의 알츠하이머 투병이 손자를 ‘암기의 달인’으로 만들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개최된 전미 암기대회에서 넬슨 델리스(28)가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5분 만에 무작위로 뒤섞인 330개의 숫자를 암기하며 지난해 자신이 세운 종전기록 248개를 경신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델리스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IT기업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런 그가 암기에 눈을 뜨기 시작한 계기는 할머니 조세핀의 알츠하이머 투병이었다. 델리스는 뇌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자신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할머니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기억상실이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다고 느낀 것은 이때부터다. 2009년 할머니가 사망하자 델리스는 이후부터 매일 다섯 시간동안 암기훈련을 지속하며 실력을 키웠고 결국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또한 그는 알츠하이머 예방을 위한 행사에도 발 벗고 나섰다. 내년 에베레스트 산 등정을 목표로 정해 29만 달러의 기금을 모집할 계획이고 관련 재단의 강연사로도 활동하는 중이다. 그가 강연에서 강조하는 메시지는 “보통 사람도 꾸준히 노력을 하면 기억력을 유지,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홍혁의 기자 hyukeu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