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재검증’ 합의 하루만에 구럼비 발파 재개… 주민·시민단체 항의
입력 2012-03-25 19:55
국무총리실과 제주도가 해군기지(민군복합형 관광미항) 15만t 크루즈선 입출항 가능성을 재검증키로 합의한 가운데 해군이 구럼비 바위 발파를 재개했다. 강정마을 주민과 반대단체들은 이에 강력히 항의했다.
해군기지 시공사는 지난 22일과 23일 기상 관계로 중단했던 발파작업을 24일부터 재개했다. 국무총리실과 제주도는 23일 항만설계에 대한 검증을 하기로 합의했고, 김형선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공사 중단과 관련해 “해군 측이 협력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요청에도 해군은 바로 다음날부터 발파작업을 강행해 이를 무색케 했다.
해군은 오는 29일 3차 청문과 재검증 1차 회의 일정과는 무관하게 발파작업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강정주민과 평화활동가들은 구럼비 바위 발파에 항의하고 있으나 경찰이 가로막으면서 별다른 저항을 못하고 있다. 경찰은 활동가들이 강정포구 동방파제를 통해 구럼비 해안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아예 동방파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25일에도 해군제주기지사업단 정문 앞 등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서귀포시 연합청년회는 24일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무분별한 공권력 투입 자제 등을 정부에 요청키로 했다. 이어 앞으로 17개 읍·면·동 청년회와 모임을 갖고 해군기지 관련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제주=주미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