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명] ‘깜짝 지명’ 이후… ‘춤추는 金총장’ 동영상 인터넷 급속 확산
입력 2012-03-25 23:10
미국 워싱턴DC의 세계은행(WB) 본부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들은 김용 다트머스대학 총장의 차기 총재 추천 소식에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WB에는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에서 파견된 20명을 포함해 한국인이 6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중앙부처에서 파견된 한 국장급 공무원은 24일(현지시간) “솔직히 예상치 못한 ‘깜짝 소식’이었다”며 “외국인 동료들로부터 ‘한국계가 총재가 된 것을 축하한다’는 이메일과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김 총장이 차기 총재로 확정되면 고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선출직 국제기구 수장을 지낸 한국인·한국계가 세 명이나 되는데, 이는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 “국력의 신장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다른 공무원은 “23일 오후부터 직원들 사이에 2009년 3월 김 총장의 다트머스대 총장 취임식 비디오클립과 각종 언론인터뷰 등이 메신저와 이메일을 통해 돌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교내 장기 경연대회인 ‘다트머스 아이돌(idol)’의 지난해 결승전에 김 총장이 직접 출연한 비디오 클립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 비디오클립에서 사각안경, 손가락 없는 장갑을 낀 우주인 복장의 김 총장은 영화 ‘더티 댄싱’의 주제가인 ‘내 인생 최고의 시간(The Time of My Life)’을 부르며 학생들과 랩 댄스를 춘다.
월스트리트저널도 24일 오랫동안 딱딱하고 관료적인 기관으로 알려진 WB의 직원들이 인터넷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김 총장의 춤 비디오를 보며 그의 스타일을 알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 있는 이 비디오클립에는 김 총장의 WB 총재 추천 소식이 알려진 뒤 이틀 만에 50여개의 댓글이 붙었다.
한편 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된 것과 관련해 다트머스대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올해 초 학교 내 클럽에서 신입생을 괴롭히는 일이 발생했으나 김 총장이 이에 대해 소홀하게 대처했다는 것. 신입생 타일러 페이어(19)는 “김 총장은 세계은행 총재직을 얻으면서 이 문제로부터 벗어났다”고 김 총장을 비꼬았다.
하지만 다른 학생인 드류 존스(21)는 “우리는 모든 것을 알기 어렵다”고 김 총장을 두둔하며 “우리학교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