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 지명] 김 총장 지명 배경… 클린턴 부부가 직접 천거

입력 2012-03-25 19:44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세계은행(WB) 총재 후보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추천한 이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24일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김 총장과 오랜 친구로 비영리 재단 ‘파트너스 인 헬스(Partners in Health)’를 공동설립한 폴 파머 하버드 보건대 교수는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2010년 대지진 이후 콜레라 확산 등으로 붕괴된 하이티의 보건체계 재건사업을 지휘했었다.

백악관이 당초엔 ‘관례대로’ 존 케리 상원의원, 수전 라이스 주 유엔대사,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워싱턴 정가의 인물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 러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들이 능력에 상관없이 미국인을 총재에 앉히는 전통을 시정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자 대안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 내에서 WB 총재 후보 선정을 책임진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장관도 김 총장 지명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그는 다트머스대 출신이다.

가이트너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후보를 찾았다”며 “대통령이 빈곤국의 발전에 평생을 헌신함과 동시에 복잡한 문제들을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이 입증된 인물을 원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오바마 대통령이 김 총장을 최종 낙점한 이유를 행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빌려 이렇게 설명했다.

김 총장은 대통령 및 참모들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빈곤지역인 아이티와 르완다 등에서 직접 마을에서 일하고 진흙을 발에 묻혀가며 동분서주했던 경험을 얘기해 이들을 감명시켰다는 것.

아울러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근무한 경력도 복잡한 국제기구에서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줬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그동안 스스로 WB 총재 출사표를 던진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교수도 김 총장 후보발표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트위터에 “짐 김(김 총장 영문이름)은 훌륭한 WB 총재 지명자”라며 “나는 100% 그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