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오바마 정상회담] “北 광명성 발사 즉각 철회하라”… 어떤 위협에도 단호 대처키로
입력 2012-03-26 00:29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에 대해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철회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은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핵무기 운반수단을 개발하기 위한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앞으로 북한의 어떠한 위협에도 단호하게 대처키로 합의했다. 또 광명성 3호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2·29 북·미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며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 등 위협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양국간 연합방위 태세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광명성 3호 발사 발표로) 북한은 고립을 심화하고 미래 협상의 가능성을 심각히 훼손했다”면서 “로켓 발사를 강행한다면 우리가 제공하려던 기회는 상실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협력의 길을 선택한다면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키로 했다.
두 정상은 지난 15일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 국민들에게 호혜적이고 유익하게 운영돼 나가도록 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이를 위해 협정에 규정된 대로 조속히 양국 장관급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이행 상황을 점검키로 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정상회담은 모두 11차례 열렸고, 이 중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7번째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임기 중 가장 많은 한·미 정상회담을 한 한국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양국 장병들을 격려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2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광명성 3호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도발행위라는 점에 공감했다.
한편 ‘2012 핵안보정상회의’가 39명의 정상을 비롯해 53개국 대표와 유럽연합(EU), 유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터폴 등 4개 국제기구 대표 5명 등 모두 58명이 참석한 가운데 26~27일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미국, 러시아 등 8개국 이외의 국가가 추가로 고농축우라늄(HEU) 감축·전환을 약속하는 내용의 ‘서울 코뮈니케’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오는 29일까지 24개 국가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와 ‘릴레이 정상회담’을 벌이게 된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