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육 돈 쏟아부은 한국 일자리 부족 ‘미스매칭’
입력 2012-03-25 19:20
우리나라의 고학력 선호에 따른 비용지출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학교육 지출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1조원 이상 많았다. 과잉 고학력 지출에도 불구하고 좋은 일자리는 부족해 대졸 취업자 100명 중 대기업 정규직 취업자는 8명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8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학력과 일자리 간 미스매칭(수요 공급 간 불일치)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기준 한국의 대학교육 지출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6%에 달해 OECD 평균(1.5%)보다 1.1% 포인트 높았다. 1.1% 포인트는 약 11조3000억원에 달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특히 대학교육의 민간 부담비율은 GDP의 1.9%로 정부 등 공공 부담비율(0.6%)의 3배를 웃돌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고등교육기관의 공교육비 중 민간지출 부담은 79.3%로 OECD 평균치(30.9%)의 두 배 이상 됐으며 칠레(85.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이렇게 고학력 지출이 늘어도 그에 맞는 밥벌이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10년 기준으로 청년 취업자 중 대졸 이상은 215만명에 달하나 대졸 학력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는 115만개에 불과하다. 100만명 이상은 학력보다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고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난해 대졸자들이 주로 원하는 대기업 정규직 취업자 비율은 대졸 취업자의 8.1%에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동열 수석연구위원은 “고비용의 대학교육과 일자리 양극화, 중소기업 인력난 등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으로 청년 실업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과 연계한 현장형 직업훈련 활성화와 청년 벤처 10만개 육성 등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