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銀 국내지점 철수 경계령… “경영실적 크게 악화 폐쇄 가능성 대비를”
입력 2012-03-25 18:53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해 외국은행 국내지점들의 경영실적이 악화되면서 시장 철수 및 폐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25일 ‘외은 국내지점의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외은 국내지점의 성장 및 수익성이 몇 년 새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은 국내지점 총 자산은 2009년 292조6000억원에서 2010년 249조7000억원으로 14.7% 감소했다. 외은 국내지점 총 자산은 2000∼2009년 9년 연속 성장하다 2010년에 처음 성장세가 꺾였다.
수익성 역시 악화됐다. 외은 국내지점의 당기순이익은 2009년 2조4323억원에서 2010년 1조5186억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2011년에는 1조2309억원으로 2009년의 반 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당기순이익/자기자본)은 2008년 19.5%에서 2010년 8.2%로 급락했다.
미국과 유럽계 은행 국내지점들이 전체 외은 지점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주로 갉아먹었다. 미국·유럽계 지점의 총 자산은 2009년 대비 2010년에 19.3% 감소해서 전체 외은 지점 자산 감소폭(14.7%)을 능가했다.
이들 지점의 당기 순이익도 2008년 1조7000억원에서 2011년 6000억원으로 무려 64.7%나 급감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유럽 재정위기와 영업실적 악화가 계속돼 외은 지점들이 한국에서 철수하거나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서 연구위원은 “이들 지점이 파산하기 직전 본국으로 자금을 지나치게 송환하면 국내 채권자들이 변제를 받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감독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