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 개막] 핵 테러 대응·핵물질 불법거래 방지 ‘테이블 메뉴’에

입력 2012-03-25 21:46


26∼27일 이틀간 열리는 제2차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는 핵 테러 대응과 핵물질의 불법거래 방지, 핵물질 및 시설의 방호 방안, 원자력 안전방안 등 폭넓은 의제가 논의된다. 정식 의제는 아니지만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북한 광명성 3호 발사 문제 등도 핫이슈로 떠올랐다.

◇북한 미사일 긴급 현안으로 부상=핵안보정상회의는 핵물질 및 원자력시설을 악용한 핵 테러 방지가 목표여서 북한 미사일이나 이란 핵 문제 등은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최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 강대국들 사이에서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북한 미사일과 이란 핵 문제를 논의테이블에 올려놓기 위해 꾸준히 불을 지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미·중, 미·러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니얼 러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은 24일 “중국이 북한 지도부를 설득하기 위해 모든 권력 수단을 동원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및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위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도 했다. 한국과 미국은 이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저지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의제에 속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입장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21일 “서울회의에서 북핵 문제 성명이 나오면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 사용 최소화 결의할 듯=이번 핵안보정상회의는 고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위험한 핵물질이 테러에 이용되거나 테러집단에 의한 원자력시설 파괴 등 핵테러 방지에 목표를 두고 있다. 서울 회의에서는 민수용으로 사용되는 고농축 우라늄(HEU)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제거하는 방안이 도출된다. 서울 정상선언문에도 관련 내용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무기화가 가능한 HEU가 투입되는 원자로를 저농축 우라늄(LEU) 원자로로 전환하는 내용도 논의된다. 다만 군사용 고농축우라늄의 안전한 관리 의무를 명문화하는 문제 등을 놓고 핵보유국과 비보유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논의결과가 주목된다.

고농축우라늄 등 핵물질이 알카에다 등 테러집단의 수중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국제공조 방안도 의제에 오른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 규모가 각각 약 1600t, 500t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약 12만650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원자력시설 안전문제도 의제에 추가됐다.

공식 협의내용 외에도 참가국들의 자발적인 HEU 반환 및 제거, 핵안보 국제협약 비준 등의 조치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특히 핵물질 최대 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핵물질 감축 계획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