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속 세상] KTX가 부러우랴… 푸른 강물따라 生도 ‘청춘’도 달려간다
입력 2012-03-25 18:07
준고속열차 ‘ITX-청춘’ 개통 한달
“와, 멋지다!”
경춘선(서울-강원 춘천)에 국내 처음 도입된 준고속열차 ‘ITX-청춘’열차가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푸르름이 돋기 시작한 들판을 가로지르고 산골짜기를 휘돌아 흐르는 북한강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 백양리역 부근에 이르자 모처럼 봄나들이에 나선 왕덕민(37)씨 가족이 감탄사를 연발했다.
경춘선에 투입된 ‘ITX(Intercity Train eXpress)-청춘’이 운행에 들어간지 꼭 한 달이 되었다. 최고속도가 180km인 이 열차는 8량의 객차 가운데 2량을 2층객차로 운행하고 있으며 수유실과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편의시설등을 갖췄다. 급행열차의 맨 앞부분은 유선형의 차체에 초록색 곡선을 사용, 속도감과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8량의 객실내부에 4열로 배열된 400여개의 좌석은 회전이 가능해 가족단위나 단체승객의 편의를 고려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또 저소음(최고 70dB이하)을 구현한데다 객실에 21인치 LCD와 LED조명등이 설치돼 한층 고급스런 이미지가 느껴진다.
코레일 관계자는 “청량리와 춘천의 앞 글자를 따 명명된 ‘ITX-청춘’은 KTX를 제외한 국내 모든 열차중 가장 빠른 속력을 자랑하며 지난 2월 28일 첫 운행이후 일반 전철 이용객을 포함한 경춘선 전체 하루 평균 이용객은 5만667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이용객(4만3000명)보다 32%증가했다”고 밝혔다. ‘ITX-청춘’ 열차에는 일요일과 공휴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자전거를 휴대하고 승차할 수 있어 북한강 자전거길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더하고 있다.
춘천시에 따르면 ‘ITX-청춘’개통 이후 춘천 시민들이 주로 찾던 삼악산 39%, 검봉산 44%등 수도권 등산객이 늘면서 등산로 주변 업소까지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춘천 명동의 겨울연가 촬영지와 닭갈비 골목, 김유정 문학촌, 소양호 방문객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도 물안개 피어오르는 아침 ‘ITX-청춘’열차가 ‘차탄풍’(열차탄 풍경)이 아름다운 북한강을 따라 질주한다.
글·사진=강민석 선임기자 minse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