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바마가 선택한 김용 총장의 리더십
입력 2012-03-25 18:24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세계은행 총재에 발탁한 것은 미국으로서 탁월한 선택이었다. 피부색을 넘어 섬김과 헌신의 리더십을 갖춘 김 총장을 찾아낸 오바마 행정부의 안목이 높다는 뜻이다. 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재미동포의 성공 혹은 한국계 미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세계은행 수장까지 차지했다는 기쁨의 차원보다 중요하다.
세계은행 총재 김용의 의미는 다층적이다. 신흥국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아시아계를 기용했다는 식의 정치공학적 시선보다는 세계은행의 위상을 바꾸는 데 김 총장이 적격이라는 인물론의 우세로 본다. 선진국에서 출연한 돈으로 빈곤국을 돕는 단순 대부업자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개도국에 도움을 주는 역할로 바꾸려면 기존의 경제전문가보다 개발지도자가 낫다는 것이다.
국제기구를 통할하는 데 필요한 리더십도 고려됐을 것이다. 김 총장은 아시아계 이민자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까지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헤쳐 왔다. 2009년 명문 다트머스대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대학개혁을 주도했다. 최근 교내 축제에서 학생들과 더불어 랩을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의 동영상을 보면 그의 변신은 끝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김 총장은 다음달 중순 열리는 세계은행 총회에서 정식 총재로 선출된다. 젊은 시절부터 남미의 결핵퇴치운동에 앞장서고,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담당 국장을 맡아 개도국 발전을 이끈 김 총장의 경력을 보면 익숙한 도전일 것이다. 세계은행 총재로서 새롭게 펼쳐질 그의 미래 또한 성공적으로 이끌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