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가을 ‘18대’도 배제… 충칭 서기 이어 “직위 잃고 완전 실각 의미”
입력 2012-03-23 19:13
보시라이(薄熙來)가 충칭시 서기직을 박탈당한 데 이어 올 가을 제18차 당 대회(18대) 충칭시 대표단에서도 제외됐다.
홍콩 명보(明報)는 23일 “당 중앙이 18대 충칭시 대표단으로 42명을 배당했다”며 “이들 가운데 당 중앙이 직접 지명하는 한 명(보시라이)은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18대 충칭시 대표단은 41명으로 구성되게 됐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당 중앙이 이 같은 조치를 내림에 따라 보시라이가 18대에 참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보시라이가 당 내 직위를 잃고 완전 실각하게 됐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보시라이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한직(閑職)을 유지한 채 적절한 선에서 신분 보장을 받을 것이라던 일부의 관측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장더장(張德江) 신임 충칭시 서기는 국무원 부총리를 겸하고 있기 때문에 충칭시 대표단이 아니라 ‘중앙국가기관대표단’으로 18대에 참석하게 된다. 이는 장 서기가 18대 전까지 과도기적으로 충칭시 서기직을 수행하게 될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한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2일 ‘충칭 조정(보시라이 해임) 뒤 중국사회의 이성’이라는 사설을 통해 각종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는 현상을 지적하면서 “지금 당 중앙이 좀 더 권위 있는 목소리를 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 후시진(胡錫進) 총편집(편집국장)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18대 전에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심한 유언비어 범람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 중앙이 보시라이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진전을 이뤄 빠른 시일 내에 그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왕리쥔 사건’이 보시라이의 부인 구카이라이가 마피아와 관련된 것이 발단이라고 보도했다. 보시라이의 부인은 지인인 범죄조직 관계자에게 수사정보를 흘려주고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왕리쥔은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28일 보시라이에게 어떻게 할지 물었고 그 뒤 보시라이의 반격-왕리쥔 미국총영사관 망명 기도로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