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8] 朴, 텃밭에서 ‘바람아 불어다오’ 韓, 격전지서… 여야 본격 총선지원 돌입
입력 2012-03-23 19:05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3일 4·11 총선 후보 등록 마감에 맞춰 본격적인 총선 지원에 돌입했다. 여야의 두 여성 대표는 정치 생명이 걸린 이번 선거에 다걸기(올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朴), 텃밭 대구·경북(TK) 방문=박 위원장은 우선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이 열리는 대구를 찾았다. 대구는 주성영, 유승민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경북은 친박근혜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선대위원장이 됐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경북지역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위촉됐다.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친이계 후보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 박 위원장은 대구 서문시장 내 한 식당에서 후보들과 점심을 같이하며 ‘공약(空約)’ 아닌 ‘공약’(公約)을 지역주민들에게 내놓아야 한다고 다짐받았다. 그는 “여러분은 반드시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며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라”면서 “무덤에 갈 때 약속을 안 지킨 의원이라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이상일 선대위 대변인이 전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구미도 찾았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박 위원장을 보려는 상인들과 시민, 취재진 등 1000여명이 몰려들어 중앙시장 일대는 발 디딜 틈조차 없을 만큼 붐볐다. 박 위원장이 지나갈 때마다 소동이 빚어졌다. 박 위원장은 “국민 행복을 최우선으로 내걸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기기 위해 우리가 한 약속을 반드시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韓), 서울 바람몰이=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청계천 전태일 열사 동상 앞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을 힘들게 하는 이명박·새누리당 정권의 난장판을 멈추고 국민 모두 잘사는 시대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는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노동자도 사람이다. 기계가 아니다’라고 절규한 전태일 열사의 목소리가 ‘99% 서민과 중산층도 사람이다. 우리도 같이 살자’는 외침으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했다. 총선 쟁점으로 MB정권 심판론을 재점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한 대표는 이어 서울 선거 전체 판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은 ‘정치 1번지 종로’로 갔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와 맞붙은 중구의 정호준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정호준은 정치 철새가 아니다. 지역을 끝까지 지켜갈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공주연기에서 16,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새누리당 정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당 차원에서는 새누리당 박 위원장을 공격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상득 의원이 누구인가. 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은 영포라인과 청와대이며 그 중심에 이 의원이 서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며 이 의원의 명예선대위원장 임명을 문제 삼았다. 김 대변인은 “이것이 ‘이명박근혜’ 정권의 실체”라고 비난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