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임대료 치솟는 명동… 월세 2억원짜리 첫 등장

입력 2012-03-23 19:05


명동이 살아나고 있다. 국내외 SPA(제조·유통 겸업 의류) 브랜드들이 몰리면서 건물 임대료가 치솟고 매장품귀 현상이 빚어지는 등 대한민국 패션 1번지로서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명동 중앙로에 문을 연 600㎡(약 200평) 1∼2층 규모의 이랜드 SPA 브랜드 ‘미쏘’ 매장 임대료는 보증금 30억원, 월세 2억원에 달한다. 이 매장은 SK텔레콤이 플래그십 스토어(패션브랜드 단독매장)로 이용하던 곳으로 월세가 1억원 초반대였다. 최근 1∼2년 새 명동 중앙로 상가 임대료가 2배가량 뛰었지만 월세 2억원짜리 매장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매년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에 오르는 중앙로 입구 ‘네이처 리퍼블릭’ 화장품 매장이 보증금 32억원, 월세 1억5000만원으로 명동 일대 최고가 임대료였다. 하지만 자라, 유니클로, 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숍이 경쟁적으로 매장 확보에 나서면서 임대료가 계속 오르고 있다. 명동 중앙로에 매장을 열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명동 중앙로의 경우 66∼99㎡(20∼30평) 규모 매장의 평균 임대료는 보증금 10억원, 월세 7000만∼8000만원 안팎에 달한다. 165∼231㎡(50∼70평) 이상 매장은 보증금 20억∼30억원, 월세 1억∼1억5000만원까지 뛴다.

비싼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명동을 떠나는 매장들도 늘고 있다. 최근 명동 중앙로 ‘배스킨라빈스’가 떠난 자리에 화장품 브랜드 ‘에스뿌아’ 매장이 들어섰다.

패션·화장품 브랜드들이 명동으로 몰리는 것은 광고 효과가 뛰어나서다. 명동은 다양한 연령대 고객이 찾는 쇼핑 장소인 데다 최근엔 한류 열풍으로 일본·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도 필수 관광코스로 찾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