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18] 이정희 사퇴… 야권연대 봉합?

입력 2012-03-23 21:49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23일 서울 관악을 야권 단일 후보에서 전격 사퇴했다. 이 공동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많은 분들이 애써 만들어온 통합과 연대의 길이 저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몸을 부숴서라도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후보 사퇴를 선언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 17∼18일 실시된 민주통합당 김희철 의원과의 후보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에서 보좌관이 지지자들에게 “나이를 속여 응답해 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공동대표 사퇴를 계기로 민주당이 수습에 적극 나섬에 따라 파국으로 치닫던 4·11 총선에서의 야권연대가 기사회생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파문으로 야권, 특히 통합진보당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된 데다 이미 각 지역에서의 양당 후보 간 협력에 균열이 생겨 야권연대 효과가 제대로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은 후보 공석이 된 관악을과 경선 부정 시비에 휩싸인 경기도 안산단원갑 공천을 통합진보당에 양보했다. 한명숙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관악을 지역에 (통합진보당이) 새로운 후보로 교체하면 그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인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통합진보당은 즉각 전국운영위원회를 열어 이상규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을 후보로 확정, 선관위에 등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관악을 선거는 새누리당 오신환 전 서울시 의원,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희철 의원의 3자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안산단원갑에 대해 백혜련 변호사의 공천을 철회하고 통합진보당 조성찬 변호사를 야권 단일 후보로 인정키로 했다. 한 대표는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뒤 반발하고 있는 서울 은평을과 노원병, 경기도 고양덕양갑의 민주당 후보들을 만나 경선승복과 야권연대에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대표와 이 공동대표는 25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에서의 야권 협력을 다짐할 예정이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