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러대 유진하베커 총장이 말하는 기독교 대학의 본질

입력 2012-03-23 17:12


[미션라이프] “테일러대는 입학할 때 모든 학생이 그리스도인으로서 거룩한 삶을 살겠다는 ‘공동체 서약’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일반 종합대학이지만 주 3회 채플을 드리고 90% 이상이 기숙사 생활을 하며 섬김 훈련을 합니다. 저희 학교는 주님 중심의 대학으로 구세주의 대속적 사랑을 전하는 실력 있는 인재 양성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3일 서울 서초동 대한성서공회에서 만난 유진 하베커(66) 미국 테일러대 총장은 기독교 대학이 철저한 신앙교육으로 우수한 인재를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인디애나주 업랜드에 위치한 이 학교는 지난 5년간 미국 중부지역 대학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107개 전공에 20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채플 출석체크는 하지 않습니다. 자발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는데 채플실은 매번 꽉 찹니다. 고등학교 졸업생의 상위 10%가 입학하며 생물학 전공이 유명합니다. 컴퓨터공학은 MIT 등과 어깨를 겨루고 있습니다. 의학은 인디애나주립대보다 실력이 좋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1846년 설립된 테일러대는 전신화상을 입고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조엘 소넨버그가 나온 학교이기도 하다. 대학은 한동대와 한림대, 명성교회 염광교회 안양제일교회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2013년부터 한국어 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다. 하베커 총장이 70여명의 학생들과 지난 15일부터 10일간 한국을 찾게 된 목적도 이들 기관과 연대를 돈독히 하기 위해서다.

“미국에도 많은 대학들이 기독교 신앙으로 시작했지만 대부분 그 명맥이 끊겼습니다. 학문적인 부분을 강조하면서 세상적 평가, 랭킹에만 몰두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희 학교는 기독교 신앙을 갖고 있지 않으면 입학을 할 수 없어요. 엄격한 커리큘럼 아래 매년 500명의 크리스천 리더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학문적 우월성과 신앙의 본질은 분명 같이 지킬 수 있습니다. 테일러대는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1981년부터 10년간 헌팅턴대 총장을 역임했으며, 91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성서공회 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세계성서공회연합회와 CCCU(Council of Christian Colleges and Universites)의 대표를 역임한 하베커 총장은 현재는 크리스채너티 투데이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국의 경우 일부 기독 대학에선 교내에 주점을 만들려 하고 교회 문턱도 넘어본 적이 없는 이사를 받아들여 초기 선교사들의 고귀한 창학 정신을 뒤흔들고 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기독교 학교가 지켜야 할 본질은 무엇일까. “세속적인 세대 속 기독 대학이 흔들리지 않는 방법이 뭔지 아십니까. 바로 성경이라는 확고한 닻을 내리는 겁니다. 160년 역사의 테일러대가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서 있었던 비결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독교 대학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습니까.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글·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