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2위 한국 여자컬링 ‘빙판 기적’을 일군다

입력 2012-03-22 19:01
컬링 태극 여전사들이 ‘20㎏ 스톤(Stone)의 기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여자 컬링대표팀이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플레이오프(PO) 진출에 바짝 다가서며 새 역사를 써 나가고 있다.

한국은 21일(이하 현지시간) 캐나다 레스브리지에서 열린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예선 9차전에서 독일을 9대 4로 꺾었다. 세계랭킹 12위인 한국은 세계 1위 스웨덴, 2위 캐나다와 함께 7승2패로 공동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이어갔다. 첫 경기에서 체코에 3대 6으로 진 뒤 6연승을 달리던 한국은 8차전에서 캐나다에 5대 7로 져 7연승이 좌절됐지만 10시간 뒤 열린 독일 전에선 2점 차 리드를 이어가다가 9엔드에 3점을 따내며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 컬링은 22일 스위스 전에서 승리하면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PO 무대에 서게 된다. 스위스에 지더라도 곧바로 예선 최종전인 러시아와의 경기가 예정돼 있어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12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선 4위까지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얻는다. PO에선 예선 1, 2위 간 경기에서 승자가 결승에 오르고 패자는 예선 3, 4위 간 경기에서 이긴 팀과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한국은 2002년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전 전패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2009년 3승8패(10위), 2011년엔 2승9패(11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태극 낭자들은 1년 만에 강호들과 어깨를 견줄 만큼 급성장을 하며 세계 4강까지 노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 컬링계는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중국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뜻으로 “한국도 아시아 침공에 가세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컬링은 ‘빙판 위의 체스’라고 불리는 스포츠다. 10엔드로 구성되며 한 엔드에 팀당 선수 4명이 무게 약 20㎏인 스톤을 두 개씩 미끄러뜨린다. 지름 3.66m의 표적판(하우스) 중앙의 버튼(button)에 가장 가깝게 스톤을 붙인 팀이 해당 엔드를 가져가며 상대 스톤보다 중앙에 가까이 놓인 스톤 수가 점수가 된다. 진 팀에는 점수가 주어지지 않는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