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회의 ‘스마트’ 이장님들… 울주군 언양읍, 이메일로 자료받고 종이없는 회의
입력 2012-03-22 19:02
“태블릿PC로 음악도 듣고 TV도 볼 수 있어 참 좋네요. 잉∼”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시골 이장들이 이장회의 때 태블릿PC를 활용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장들이 태블릿PC로 회의를 진행하는 건 처음이다.
울주군 언양읍사무소는 22일 태블릿PC 시연회 및 KT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농민의 정보화 능력을 향상시키고 종이 낭비를 막기 위한 것이다.
KT 측은 태블릿PC를 3개월간 무상임대하고 이장들 집에 와이파이 접속기를 설치했다. 매달 9000원의 통신이용 요금과 단말기 할부금 2만원은 울주군와 언양농협에서 부담해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언양지역 37개 마을의 이장들은 다음 달부터 열리는 이장회의를 모두 태블릿PC를 활용해 진행하기로 했다. 회의 당일 종이로 받아보던 회의자료는 앞으로 회의 며칠 전 이메일로 전송받게 된다. 태블릿PC 이장회의는 앞으로 3개월간 시범 운영한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언양읍 사무소는 지난 8일 이장들에게 시험 활용을 할 수 있도록 태블릿PC를 나눠줬다. 당시 이장들은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들이 태블릿PC를 다룰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그러나 이날 이장들의 표정은 밝았고, 반응도 좋았다.
동부5리 박재윤(58)이장은 “전원 켜고 딱 3번만 누르면 회의자료가 뜨더라. 손가락으로 글자를 키우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사용 소감을 말했다. 이장들은 “종이서류는 잃어버릴 수도 있지만 태블릿PC를 활용하면 회의 전에 내용을 볼 수 있어 내용을 이해하고 회의에 참여 할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았다.
태블릿PC를 활용한 이장회의의 아이디어는 지난해 8월 윤정록(5급) 읍장으로부터 나왔다. 매달 두 차례의 이장회의 준비 때마다 약 50쪽 자료를 40여개나 준비해야해 종이, 시간, 인력이 너무 낭비되는 점에 착안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노트북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예산문제로 태블릿PC 도입해보자는 쪽으로 결정됐다.
윤 읍장은 “언양읍의 시도가 성공하면 인근 지역과 자치단체로 파급돼 농·어촌지역의 정보화 역량을 강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울산=글·사진 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