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총재직 美 독식 더는 안돼” 신흥국 2명 후보 등록할듯… 미국은 수전 라이스 등 거론
입력 2012-03-22 21:38
세계은행(WB) 총재 후임 자리를 놓고 미국과 이머징 국가(신흥국) 간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브레튼우즈 협정에 따라 1944년 설립된 WB는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글로벌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제기구로 현 총재의 임기는 23일(현지시간)까지다.
이머징 국가들은 창설 이후 줄곧 총재 자리를 차지해 온 미국의 독식 관행을 이번에 깨뜨리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현재 확실시되고 있는 이머징 국가 후보는 은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과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콜롬비아 전 재무장관이다.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전폭적 지지를 받는 은고지는 WB 집행이사를 지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수브라마니안은 “그녀는 거버넌스와 부패 문제 등 큰 이슈에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가정 적합한 총재감”이라고 말했다. 오캄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개도국에서 나서는 후보는 훌륭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로 미국인보다 더 훌륭한 지원자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머징 국가들은 G24(24개 이머징 국가 모임)를 중심으로 지난해 6월 IMF 총재 선출 때와는 달리 조직적으로 이번 WB 총재 선거에 임하고 있다.
미국의 후보로는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역임했던 로렌스 서머스 하바드대 교수, 주 유엔 미국대사 수전 라이스, 제프리 삭스 콜롬비아 교수 등이 거론된다. 이 중 라이스와 삭스가 다소 우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 이머징 국가들도 단독 후보를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WB 이사회는 23일 중 최종 후보 3인을 추려낼 예정이다. 이사회는 각 국가를 대표하는 25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으며 분담금 규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이 절반 이상의 투표권을 갖는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