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총격테러 용의자 피격 사망… 대선 앞둔 사르코지 ‘최대 수혜자’
입력 2012-03-22 21:40
프랑스 툴루즈 연쇄총격사건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사건이 9·11 이후 프랑스에서 발생한 첫 이슬람 테러로 밝혀지면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최대 정치적 수혜자가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사건이 발생하자 모든 유세 일정을 중단하고 대대적인 테러범 검거에 나섰고 이틀 만에 용의자의 아파트를 급습하면서 위기 대처능력을 증명했다. 게다가 범인이 스스로 알카에다 요원이라고 주장하면서 테러와 안보에 최우선을 둔 사르코지의 정책이 신뢰를 얻게 됐다.
사르코지는 이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위로 전화를 받은 후 “테러리스트의 만행과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사르코지의 반이민 정책이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 사건 뒤 실시된 첫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가 선두에 올랐다. CSA가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는 30%의 지지율로 프랑수아 올랑드(28%) 후보를 2% 포인트 차로 앞섰다. 한 주 전까지만 해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막상막하였다.
한편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모하메드 메라(23)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32시간 이상 경찰과 대치하다가 총격전 끝에 숨졌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클로드 게앙 프랑스 내무장관은 이날 “경찰이 아파트를 급습해 욕실에 숨어 있는 용의자를 발견했다. 그가 경찰에 총을 쏘면서 아파트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고, 그 과정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사망했다”고 전했다.
BBC는 용의자가 또 다른 테러를 감행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메라는 경찰관과 투항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22일 오전에 군인을 목표로 공격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내용을 털어놓았다고 프랑수아 몰랭 검사가 전했다. 메라는 경찰에 “후회는 없다. 좀 더 사람을 죽일 시간이 없는 게 유감”이라고 말하고 “프랑스를 굴복시켰다”는 주장까지 했다.
경찰 조사 결과, 메라는 온라인 참수게임 등 잔혹한 게임을 즐겨왔으며 프랑스군에 두 차례 입대 시도를 했으나 전과 때문에 거부됐다. 알제리 출신의 프랑스 이민 2세대인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을 여행하는 가운데 파키스탄에서 탈레반과 함께 훈련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