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절대 권력자의 치세 성패 샅샅이 탐색… ‘아니되옵니다’
입력 2012-03-22 18:05
아니되옵니다/이동식 (해피스토리·1만7000원)
민주적인 공화정(共和政)이 서구가 아닌 아시아에서 시작됐으며, 그 발단이 언론을 통제했던 데서 비롯됐다는 흥미로운 주장으로 책은 시작된다.
BC 509년 시작된 로마의 공화정보다 중국의 그것은 300년이나 앞선다는 것. 주나라 10대 천자는 신하들의 간언(諫言)을 받아들이지 않고 언로(言路)를 차단함으로써 왕좌에서 쫓겨났다. BC 841년부터 14년간 귀족고관들이 통치했고, 이것이 바로 공화정이었다는 것이다. 왕정에 대한 대안 체제로 공화정이 성찰됐던 것이 아니라 왕정의 일시적 중단일 뿐이어서 이론의 여지는 있지만 서구 중심적 편견에서 벗어나 아시아 역사를 새롭게 본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권력을 향해 ‘아니되옵니다’를 말할 수 있었던 용감한 자들의 성공 비망록이란 부제가 말해주듯 한국과 중국의 왕정시대 절대 권력자들에게 올린 간언들을 중심으로 치세의 성패를 보여 준다. 언로를 트고 여론을 듣는 군주가 치세에 성공했음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증거하고, 시대가 바뀌어도 그 원리는 변함이 없음을 강조한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열고 비판을 수용하는 리더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저자의 충고를 되새겨 들어야 할 듯하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