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망한 것은 DJ 정부 탓이다?… 대우맨들 기록·비화 엮은 책 내

입력 2012-03-21 21:49

“대우는 DJ(김대중) 정부 탓에 망했다.”

대우그룹 창립 45주년을 맞아 대우그룹 최고경영자와 핵심중역 33명이 대우 창업시절부터 해체 이후까지 각종 기록과 비화를 엮은 ‘대우는 왜?’란 책을 최근 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우 출신 임직원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이자 전 ㈜대우 사장인 장병주 회장은 이 책에서 대우그룹이 당시 외환위기 극복에 대한 입장과 철학이 정부 당국과 달랐기 때문에 해체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최근 신문 연재를 통해 “대우가 구조조정 노력에 소홀해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박이다.

장 회장은 대우가 구조조정을 만능으로 여기기보다는 ‘일자리 나누기’로 고용을 유지하고 수출을 극대화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주창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정부는 대우의 주장을 비현실적이라고 치부하고 외국 금융기관의 자문을 받아 구조조정에 매진했다. 대우가 수출로 40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냈음에도 정부는 오히려 금융제한을 가해 대우의 경영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결국 대우가 무너진 것은 정부 개입이 시장 신뢰를 잃게 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 한국 정부에 구조조정 이데올로기를 주입한 국제투자은행들이 최근 세계금융위기의 주범으로 평가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차입경영으로 외환위기를 몰고 온 주범 중 하나인 대우그룹의 시대착오적인 변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009년부터 창립 기념행사를 갖고 있는 전 대우그룹 출신 임원들의 모임인 ‘우인회’ 150명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원 등 400여명의 전 대우맨들은 22일 창립 45주년 행사를 갖는다. 이 자리에는 해외에 머물던 김우중 전 회장도 참석할 예정이다.

이명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