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 안내문·광고물 뒤섞여 출입구 쉽게 못찾아… 서울지하철 불편 실태조사
입력 2012-03-21 18:42
‘서울 지하철 2호선과 5호선 환승역인 을지로4가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역 안내문과 광고물이 뒤섞여 있어 출입구를 찾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혼란을 겪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공익요원 등의 보조를 받을 수 있게 휠체어리프트 이용방법이 바뀐 지 오래됐다. 그런데도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반인들에 대한 종전의 주의 경고음이 여전히 울려 불필요하게 시선이 집중되는 느낌을 주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시민개혁단’을 2월 14일∼3월 6일 약 한 달 간 운용해 을지로4가역 등 환승역 2곳, 잠실역 등 혼잡역 3곳 등 7개 표본역에 대한 이용불편실태를 조사해 그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편의시설 81건, 안내사인 67건, 상가·광고 52건, 방재·소방 23건 등 223건의 불편사항이 드러났다.
시는 시민이 직접 느끼는 불편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연령대별 시민대표 10명과 시민단체 관계자 3명 등 모두 17명으로 ‘서울지하철 시민개혁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1개월 간 각 역별로 현장조사가 끝나면 역무실에 모여 토론하고 그 결과를 정리하는 등 세심하게 조사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철구간을 운행하는 구형 전동차의 경우 좌석 폭이 43㎝에 불과해 몸집이 큰 어른들은 엉거주춤한 자세로 앉아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빠른 시일 내에 교체가 필요했다. 또 열차 내 임산부 지정석이 부족하고, 손잡이의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아 이용이 불편했다. 역 구내에 설치된 비상통화 장치의 버튼을 쉽게 구분할 수 없고, 방재·소방용품 사용설명서가 눈에 잘 띄지 않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가 미흡했다. 지하철역 구내에 시민 휴게공간이 부족했으며, 에스컬레이터 이용도 두 줄 서기 등의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지적됐다.
시는 조사된 내용에 대해 시민개혁단과 지하철운영기관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거쳐 최종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또 개선안에 대해 전문회사에 용역을 의뢰해 오는 7월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하고 내년 3월까지 개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시설공사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항은 장기 개선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김칠호 기자 seven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