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서적 특집]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한 권의 그대를 만나고 싶다

입력 2012-03-21 18:13


■ ‘믿음 업그레이드’ 좋은 책이란?

플로이드 맥클랑의 ‘제자도의 본질’(토기장이)을 읽다보면 수많은 질문과 직면하게 된다. 불편하지만 치명적인 질문들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믿고 있는가?’‘나에게 예수님은 누구인가?’‘나는 제자인가, 무리인가?’‘크리스천이라고 하는 나는 정말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하는가?’‘인생의 전부를 한번이라도 하나님께 맡겨 보았는가?’‘우리 교회는 안락한 공동체인가, 헌신된 공동체인가’‘혹시 우리 교회는 지금 심각한 예수결핍장애를 겪고 있지 않은가?’‘나에게 하나님은 길들여진 고양이인가, 거친 야생의 사자인가?’

유진 피터슨의 자서전 ‘유진 피터슨:부르심을 따라 걸어온 나의 순례길’(IVP)을 읽는 사람들, 특히 목회자들은 스스로에게 질문할 것이다. ‘목사란 누구인가?’‘나는 어떤 목사인가?’‘목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다른 목사들은 무엇을 고민하며 생각하고 있는가?’

토마스 아켐피스의 ‘그리스도를 본받아’, 본 회퍼의 ‘나를 따르라’,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등 클래식에 속한 책들을 통해서도 수많은 질문거리가 나온다. ‘진정 그리스도를 본 받는 삶은 무엇인가?’‘주님의 명령에 순종한다는 이 시대적인 의미는?’‘기독교란 무엇인가?’‘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등.

이 책들 뿐 아니라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은 독자들에게 질문하고 있다. 그 질문을 그저 지나치지 않고 ‘질문의 인카네이션(Incarnation·육신화)’을 시도한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날이 열린다. 책은 우리에게 질문만 유도 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질문에 대한 답도 제시한다. ‘순전한 기독교’에서 C S 루이스는 말한다.

“하나님을 시간의 흐름 밖, 그 위에 계신 분으로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다면 그는 우리가 ‘내일’이라고 부르는 날도 ‘오늘’처럼 보실 수 있습니다. 그에게는 모든 날이 ‘지금’입니다. 그는 여러분이 어제한 일을 기억하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 보고 계십니다.” 루이스의 대답에는 ‘지금 여기에’(Here and Now)의 심오한 사상이 녹아져 있다.

맥클랑은 ‘제자도의 본질’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리스도의 대의가 아니라 그리스도 자신에 초점을 맞추라.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질문이 아니라 ‘지금 내 안에서 나를 통해 예수님이 무슨일을 하고 계시는가’라고 질문하라.”

좋은 책은 독자로 하여금 질문하고, 결심하게 만드는 책이다. 다양한 질문이 나오는 책은 좋은 책이다. 모두에게는 밤 새워 수많은 밑줄을 그으며 책을 읽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엄숙하며 행복한 경험이다. 밑줄 그은 문장가운데에는 인생의 질문이 있다. 그 질문을 붙들고 평생 살아가게 된다. 삶은 질문과 대답의 연속일 것이다. 당신은 지금 어떤 책을 읽고 있는가? 어떤 질문에 부닥쳐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 끙끙거리고 있는가? 이 봄, 책을 읽자. 그래서 스스로에게 풍성한 질문을 해 보자.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