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 가구 834만7000 절반 육박… 고시원 등 ‘非주택 거주’ 배 이상 늘어
입력 2012-03-21 19:22
경제난과 청년 실업, 집값 급등으로 인해 최근 5년간 고시원이나 여관을 전전하는 가구가 배 이상 급증했다. 미혼과 이혼이 늘어나면서 15년 새 1·2인 가구 비중은 절반에 육박했다.
통계청은 21일 ‘인구·가구 구조와 주거특성 변화’에서 ‘주택 이외 기타 거처’에 거주하는 가구가 2005년 5만7000가구에서 2010년 12만9000가구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15년 전인 1995년(4만3000가구)보다는 꼭 3배 늘어난 수치다. ‘주택 이외 기타 거처’ 거주 가구의 비중도 1985∼2005년 20년간 0.4% 수준에서 2010년에는 0.7%로 늘었다. 주택 이외 기타 거처란 고시원을 비롯해 숙박업소의 객실, 비닐하우스, 판잣집 등을 일컫는다.
이런 가구가 늘어난 것은 경기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최근 고시원에 거주하는 1인 가구가 크게 늘었다”며 “경기가 나쁜데다 청년 실업과 집값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젊은 세대가 대거 열악한 거주지로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 이외 기타 거처 가구주를 보면 20대 비중이 2005년 2.4%에서 2010년 27.9%로 10배 이상 늘었으며 30대도 9.3%에서 15.2%로 증가했다.
한편 1·2인 가구 비중은 2005년 29.5%에서 2010년 48.2%로 늘었다. 2010년 기준 1인 가구는 414만2000가구, 2인 가구는 420만5000가구로 15년 전보다 각각 250만, 202만 가구가 증가했다.
반면 전통적인 가족 개념의 3인 이상 가구는 같은 기간 70.5%에서 51.8%로 크게 줄었다. 기혼의 비중은 줄어든 데 반해 미혼과 이혼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전체 가구에서 배우자가 있는 유배우 가구 비중은 1995년 77.6%에서 2010년 66.6%로 줄어든 반면 미혼 비중은 9.3%에서 14.4%로 크게 늘었다. 가구주가 이혼자인 가구는 전체의 2.1%에서 7.4%로 3배가 넘었다. 1·2인 가구 증가는 오피스텔 수요로 이어졌다. 오피스텔 거주 가구는 2010년 22만5000가구(1.3%)로 2000년(2만1000가구)의 10배 이상, 1995년(6000가구)의 37.5배나 됐다.
여성가구주 비율은 1995년 16.6%에서 2010년 25.9%로 증가, 4가구 중 1가구의 가구주는 여성이었다.
1985년 당시 거주형태의 표준이었던 단독주택(81.9%)은 2010년 39.6%로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아파트 거주 가구는 9.0%에서 47.1%로 크게 늘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