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여론조사] 野, 접전지역 상승세 뚜렷… 후보단일화 효과 현실로
입력 2012-03-21 18:54
국민일보 여론조사 결과 야권 후보단일화 효과는 상당히 큰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군소정당인 통합진보당 후보가 단일후보로 확정된 경우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이 통합진보당 쪽으로 이동할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특히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그런 걱정을 많이 해 왔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무려 80∼90%가 이동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관악을과 은평을, 경기 고양덕양갑 등 통합진보당 단일후보들이 강세를 보인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대부분 끌어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민주당으로 단일화가 된 후보들 역시 통합진보당 지지자들을 대부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5%이내에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 상당수 지역에서 야권 단일후보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관악을의 경우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새누리당 오신환 전 서울시의원을 의미 있는 차이로 앞섰다.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라지만 표밭갈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공동대표가 오 전 시의원을 앞선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전폭적으로 이 공동대표를 지지했음을 말해준다. 이 지역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3.0%, 민주당 32.9%, 통합진보당 11.7%로 집계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의 82.9%가 이 공동대표에게 투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의 8.0%만 새누리당 오 전 시의원 쪽으로 돌아섰다.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서도 7.9%가 이 공동대표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은평을은 지명도면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통합진보당 천호선 공동대변인을 압도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지지도 조사에서는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 역시 정당 지지도가 새누리당 36.1%, 민주당 34.5%인 데 비해 통합진보당은 10.5%로 나왔다. 그럼에도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게 된 데는 민주당 지지자의 78.8%가 천 대변인을 지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대는 천 대변인을, 60대 이상은 이 의원을 지지하는 세대 투표 성향이 뚜렷했다.
고양덕양갑의 경우 통합진보당 심상정 공동대표가 새누리당 손범규 의원을 크게 앞섰다. 진보정당 소속 후보가 집권당 현역 의원을 제친 것 역시 후보단일화 효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지지자의 90.2%가 심 공동대표에게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 지지자 중 새누리당으로 옮겨간 사람은 5.9%에 불과하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