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리도쇼 관람한 뒤 ‘도발적 공연’… 김정일 파티 ‘기쁨조’는 북한의 가장 은밀한 기관

입력 2012-03-20 19:47

지난해 사망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같은 독재자들의 여성 편력과 가정생활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지난해 ‘독재자의 여인들’을 펴내 화제를 모았던 프랑스의 여성작가 디안 뒤크레가 최근 속편 ‘독재자의 여인들2’를 발간했다. 속편은 아돌프 히틀러나 베니토 무솔리니 같은 옛 인물들이 아니라 현대판 독재자 6명을 다뤘다.

이 책 겉표지는 김 전 위원장과 기쁨조가 그려져 있다. 저자는 김 위원장과 당 간부들의 파티를 자세히 전하면서 파티에 등장하는 기쁨조를 북한 체제의 가장 은밀한 기관이라고 소개했다. 기쁨조가 김 위원장의 지원으로 파리의 리도쇼를 관람한 뒤 같은 의상을 구해와 ‘도발적인’ 공연을 한 일화도 기술됐다. 이 공연은 2000년 10월 방북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국 국무장관 앞에서도 이뤄졌다. 저자는 김 위원장이 이런 파티를 즐겼지만 그의 눈길을 사로잡은 여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인기 여배우였던 성혜림과의 비밀연애 이야기도 등장한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1970년대 마르티나 로렌츠와 사귀다 임신하자 낙태를 시켰다. 미국행을 감행한 로렌츠는 미 중앙정보국(CIA)으로부터 카스트로를 암살하면 20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자 복수심에서 수락했으나 막상 카스트로를 만나자 그에게로 되돌아갔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두 부인의 질투로 곤란을 겪었고 금발을 좋아해 두 번째 부인 사미라는 결혼 직후 염색을 했던 일화도 소개됐다. ‘발칸의 도살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 대통령의 부인 미라는 연설문을 고쳐주는 조언자였다.

빈 라덴은 테러 작전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프가니스탄의 요새 캠프에서 부인을 기다렸고,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설거지와 화장실 청소를 한 애처가로 그려졌다. 뒤크레는 “독재자들의 내밀한 생활을 보면 평범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속편은 목격자들의 전언과 편지 등의 기록들을 토대로 서술됐다. 블라디미르 레닌과 이오시프 스탈린 등 8명의 독재자 이야기를 다룬 1편은 프랑스에서만 10만부 이상 팔렸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