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주목받는 애플 CEO 팀 쿡의 리더십
입력 2012-03-20 19:47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사의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팀 쿡(Tim Cook)’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전문 블로그 사이트이자 동영상 서비스 매체인 미국의 데일리티커는 19일(현지시간) ‘팀 쿡, 그는 스티브 잡스와 완전히 다른 리더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가 잡스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의 입장에서 그를 분석한 이 기사는 애플이 17년 만에 처음으로 실시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순전히 쿡의 결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런 행위가 주주들에게 애플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쿡은 이날 오전 애널리스트 및 기자들과의 23분간 콘퍼런스 콜(전화회의)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 사실을 확인했다.
모닝스타 증권의 선임애널리스트 마이클 홀터는 “이는 주주들에게 확실히 긍정적인 소식이며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1년 8월 CEO가 된 이후 비로소 자신의 특징을 보여줬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 이날 애플의 주가는 지난주 종가 대비 2.65% 오른 601.10달러를 기록, 쿡의 결정에 화답했다. 애플의 주가가 종가 기준 600달러가 넘은 것은 처음이다.
쿡은 잡스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반대해온 것과 달리 탄력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 2월 정기주총에서 “현금 사용 방법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혀 현금 배당을 시사했다.
지난주 선보인 뉴아이패드의 기록적인 판매 역시 그의 경영능력을 돋보이게 했다. 팀 쿡이 전화회의 때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기록적인 주말을 보냈다. 온몸이 짜릿할 정도”라고만 밝혔으나 주변에서는 4일 만에 300만대를 팔아 아이패드 판매 신기원을 연 것으로 추정했다.
듀크대학 경영학석사(MBA) 출신인 그는 IBM, 컴팩을 거쳐 1998년 애플로 왔다. 97년 잡스가 다시 애플로 돌아왔을 때 회사 사정은 엉망이었다. 잡스는 ‘경영 관리의 달인’이라 불렸던 그를 단 5분간의 면접으로 스카우트할 정도로 단박에 그를 신뢰했고 이는 결국 적중했다. 나서기 좋아하는 잡스와 달리 내성적인 성격이나 ‘철두철미하고 옹고집의 카리스마’를 가진 경영인이라는 평판을 듣고 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