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대대적 마피아 소탕작전… 판사 16명 등 47명 체포

입력 2012-03-20 22:37

이탈리아 정부의 대대적인 마피아 소탕 작전으로 판사 16명이 포함된 47명이 체포되고 10억 유로(1조5000억원) 상당의 자산이 몰수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피아 소탕작전 담당 검사는 “과거 마약, 무기밀수, 갈취 등에서 부동산, 호텔, 철강 및 식품가공업 등 합법을 위장한 불법 행위가 증가하고 범죄 조직을 통해 공직자와의 유착도 극심해져 단속을 펴게 됐다”고 말했다.

‘형편없는 금속(bad metal)’이라 명명된 작전은 19일 새벽 동트기 전에 전격적으로 시작됐다. 목표는 라고스타 그룹. 이 회사는 이탈리아 전역에 부동산과 호텔 철강업체를 갖고 있으며 연 매출이 2억 유로다. 이 작전으로 회장이자 창업자인 피델레 라고스타와 두 형제 및 아내들이 체포됐다.

합법을 가장한 이 그룹은 ‘카모라’로 알려진 마피아 ‘파브로치노’ 가문에서 경영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아버지 주세페 라고스타는 90년대 마피아의 세력다툼 때 희생됐다.

검찰은 나폴리시 당국 세무전담 판사 16명을 검거했으며 이들이 마피아와 ‘광범위한 부패망’을 이어 왔고, 심지어 어떤 판사는 돈과 판결을 거래한 것은 물론 마피아의 회계사로 일해 왔다고 밝혔다. 이 외 8명의 다른 공무원들도 체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번 작전은 이탈리아 최대 제조업 단체인 ‘이탈리아공업총연합’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수사당국은 국내는 물론 스위스와 벨기에 룩셈부르크의 비밀계좌까지 추적해 왔다. 몰수 목록에는 땅과 건물, 은행계좌와 주식 등이 포함됐다.

한편 종업원 1000여명에 미국과 프랑스에 지사까지 두고 있는 라고스타 그룹은 이번 수사에 대한 입장 설명 요청을 거부했다.

정진영 기자 jy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