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시라이, 부인 수뢰혐의로 구속수사… 완전 실각
입력 2012-03-20 22:36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부인의 수뢰 혐의 등으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 신문은 20일 보 전 서기가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으며 완전히 실각했다고 복수의 중국 공산당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 전 서기는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끝난 뒤 충칭으로 돌아가지 않은 채 기율검사위로부터 ‘쌍규(雙規)’ 통보를 받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기율검사위는 당원의 죄가 엄중하다고 판단될 경우 규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구속 상태로 조사하는 쌍규 처분을 내린다.
그는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있는 두 번째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52)가 관련된 부패 혐의에 대해 우선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카이라이는 보시라이가 충칭시 서기로 있을 때 거액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왕리쥔 전 충칭시 부시장이 기율검사위에 제보했다고 미국에 있는 반체제 사이트가 최근 보도한 적이 있다.
보 전 서기는 왕 전 부시장 감독 책임에 대해서도 조사받게 되며 그에게 적용될 혐의는 현재까지 수뢰와 직무태만 등 4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홍콩 언론과 미국에 본부를 둔 재야 언론은 최근 보시라이 실각이 발표된 뒤 그에 대한 처벌 수위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보시라이 신병처리 문제를 놓고 중국에서 내란설이 퍼지고 있다고 대기원시보(大紀元時報)가 이날 보도했다. 대기원시보는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출범한 중화권의 글로벌 신문그룹이다.
신문에 따르면 19일 오후부터 20일 이른 아침까지 중국 정규군이 베이징으로 이동했고 베이징 무장경찰병력도 동원됐다. 네티즌들은 이런 상황을 담은 얘기와 사진들을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올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주간 증권소식지 편집자인 리덜린은 수상한 군대움직임을 전했다. 그는 “많은 군대차량이 보인다. 시내 중심가인 창안제(長安街)가 계속(군대에) 장악돼 있다”면서 “모든 교차로에 사복경찰이 포진해 있고 몇몇 교차로에는 철제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다”고 말했다.
사건 발단은 해임된 보시라이 신병처리 문제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를 놓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무장경찰을 장악하고 있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周永康)의 의견이 충돌했고, 군권을 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원자바오의 편을 들고 있다는 것.
또 일부 병력이 이미 베이징에 진입했고 후진타오-원자바오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파가 서로 상대방 인사들을 체포하고 있어 중난하이(베이징의 상류층 거주지) 내부가 혼란스럽다는 얘기도 나돈다. 신문은 쌍방이 상대방 인사들을 체포해 이후 협상에 이용하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베이징내 외교소식통들은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베이징 거리도 이상 징후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중난하이 주변에서도 혼란에 빠진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