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파리크라상 전격 조사 왜

입력 2012-03-20 18:44

공정거래위원회가 베이커리 1위 업체인 파리크라상에 대해 전격 조사에 나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제빵업계 1위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을 운영하는 회사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은 지난해 말 기준 3000개를 넘어섰다.

공정위 조사는 재벌 딸들이 운영하는 빵집에 이어 사실상 ‘동네 빵집’을 몰아낸 주범으로 꼽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제빵업체를 손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영업자인 가맹점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파리크라상을 운영하는 SPC그룹에 따르면 공정위 조사요원 20여명은 19일 경기 성남 파리크라상 본사와 서울 역삼동 서울사무소에서 각종 자료와 파일들을 확보해갔다.

공정위는 이 자료를 토대로 파리크라상 본사가 가맹점들에게 매장 확장을 요구하거나 리뉴얼(매장 재개장) 비용을 부담하게 했는지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중점 조사할 방침이다.

파리크라상 등 12개 주요 프랜차이즈업체 가맹본부들은 가맹점간 출점거리 제한 등 가맹점 보호를 위한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공정위는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PC그룹 관계자는 “공정위가 이달 들어 신규 점포 출점시 일률적인 거리제한과 일률적인 인테리어 리뉴얼 지원 등에 관한 모범거래 기준안을 제시해 우리 측에서도 가맹사업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존 가맹점의 영업상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었다”며 “이런 와중에 공정위가 조사에 나서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7월 파리크라상에 대한 조사를 벌였고, 이에 대한 보완조사가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이번 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난 여론에 밀려 빵집 철수를 약속했던 일부 대기업들은 50일이 지나도록 사업 정리를 미루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는 지난 1월 31일 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지만 보름 뒤인 지난달 15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식품코너에 50여평 규모의 ‘포숑 카페’를 새로 열었다. 지난해 10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분당점 포숑 카페의 경우 백화점 식품매장과 함께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주 재개장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