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에 수위 높인 ‘반대’ 전달… ‘광명성 3호’에 상당한 당혹감

입력 2012-03-19 22:19

중국이 ‘광명성 3호’ 발사에 대해 또다시 반대 입장을 밝힌 것은 중국이 상당한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2009년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어떤 발사도 금지한다’고 밝힌 유엔안보리 결의안 1874호에 기권하지 않고 찬성한 만큼 북한에 대한 불만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이 보이는 반응은 2006년 7월과 2009년 4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중국이 광명성 3호 발사에 반대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단어는 ‘관체(關切)’와 ‘우려’다.

‘관체(關切)’는 중국이 외교 현안에 대해 통상 써왔던 ‘관주(關注, 주시하다)’보다 훨씬 강한 단어다. 즉 ‘깊은 관심을 갖고 주목한다’는 뜻으로 중국 측은 그동안 흔히 사용하지 않았다.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만약 북한이 ‘위성’ 발사를 고집한다면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변하면서 이 어휘를 사용했다.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도 지난 16일 밤 지재룡(池在龍) 주중 북한대사를 불렀을 때 이 말을 썼다고 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다음날인 17일 전했다. 중국이 이번 사안을 대하는 시각을 보여준다.

중국의 강경한 태도는 올가을 제18차 당 대회에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것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10년마다 한 번 이뤄지는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주변 정세가 불안해지는 건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훙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각 당사자가 냉정함을 유지하고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데는 이러한 배경도 작용했다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더욱이 중국이 주도해온 6자회담 재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중국 측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7일 베이징을 방문한 북한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이날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이러한 중국 측 입장이 전달됐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은 현재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도록 설득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