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만들기 상체 운동 무리하면 어깨 다쳐요… 40대 이후 급증 어깨질환
입력 2012-03-19 19:47
대한견주관절학회(회장 최창혁·대구가톨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제2회 어깨관절의 날(29일)을 맞아 26∼31일 서울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건국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등 각 시도 주요 병원에서 다양한 어깨질환의 원인과 치료 및 예방법을 알려주는 공개건강강좌를 개최한다. 학회는 이 기간 중 어깨질환에 대해 일반인이 잘못 알고 있는 사실과 만성 어깨 통증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어깨 통증을 줄이는 체조 요령 등을 담은 소책자도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어깨질환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0대 이후에 급증한다. 어깨질환은 대부분 무리한 사용으로 발생한다. 특히 어깨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역기 들기 등 무리한 웨이트트레이닝(중력운동 또는 중량운동)이 문제다. 최근 ‘몸짱’ 열풍으로 상체 근육을 키우겠다고 헬스장에서 욕심을 내다가 발생하는 일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잘하면 약, 못하면 독이 되는 중력운동=많은 남성들이 팔뚝이나 가슴 근육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 있다. 헬스를 하며 무거운 중력운동을 견뎌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근육이 커지는 과정은 근육에 과부하를 줘 근육 속의 근섬유를 발달시키는 과정이다. 어깨와 가슴 근육도 이런 과부하에 적응하면서 더 큰 저항에 대응하기 위해 발달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강한 압박이 가해지게 되면 도리어 조직이 눌리면서 근육이 찢어지거나, 어깨 관절 사이에 근육 일부가 끼이는 부상이 생길 수 있다. 상체 근육 만들기 운동 중 어깨 통증 역시 대부분 관절 주위의 근육과 힘줄 손상으로 발생한다. 어깨 근육이 늘어나거나 찢어져 통증을 느끼는 부상은 특히 삼각근 강화 운동 시 자주 일어난다.
또 팔을 들어 올리는 역할을 하는 극상근이 어깨관절에 끼이게 되면서 이 근육을 보호하는 활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어깨 충돌 증후군’도 적잖이 발생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오주한 교수는 “보통 힘줄과 근육이 충분히 단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만 앞서 좀 더 빠르게, 힘 있게 운동을 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이런 부상을 입게 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다치고도 아픈 줄 모를 수 있어=상체 근육 운동 중 근육의 일부가 미세하게 찢어졌는데 모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어깨나 가슴 주변의 다른 근육이 일부 손상된 부분을 대신해 움직이는 신체 보상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일단 운동을 중단하고 쉬어야 한다. 미세한 부상 사실을 모른 채 운동을 계속하게 되면 부상 범위가 점점 커져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비교적 크지 않은 어깨 근육의 파열은 운동을 몇 주 쉬는 것만으로도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그러나 파열 범위가 클 때는 봉합 수술을 받아야 낫는다.
속칭 오십견으로 불리는 ‘동결건’은 어깨 관절 주위 근육과 힘줄에 생긴 미세 염증이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가운데 장기간에 걸쳐 칼슘 등이 침착되면서 덩어리를 형성, 딱딱하게 굳는 어깨질환이다. 이 역시 발병 초기에는 몇 주간 가급적 어깨를 쓰지 않고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그러나 만성화되면 염증과 칼슘 덩어리를 없애고 굳은 어깨를 풀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스포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준비운동과 바른 자세다. 운동 전 반드시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어깨 관절 주위 근육과 힘줄의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게 좋다. 아울러 역기, 아령 등 중력운동 기구를 들 때는 가급적 팔보다는 어깨 힘으로 해야 한다. 자칫 팔로만 기구를 들어 올리게 되면 어깨 관절이 억지로 밀리는 형태가 돼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아진다.
오 교수는 “만약 상체 근육 만들기 운동을 하다 뜻밖의 어깨 부상을 당했을 경우 적어도 2주 정도 어깨에 부담을 주는 중력운동을 중단해야 한다”며 “운동을 재개할 때도 처음엔 주로 스트레칭 위주로 하다 가벼운 것부터 중량을 서서히 늘려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론 운동 도중 통증을 느끼면 즉시 중지해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