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문 앞둔 쿠바 반체제 인사 수십명 체포… 14년만에 방문 ‘주목’
입력 2012-03-19 19:38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문을 앞둔 쿠바가 반체제 모임인 ‘백의의 여성들(Ladies in White)’ 회원 수십명을 체포했다.
백의의 여성들은 수감 중인 정치범의 어머니와 부인들로 구성된 단체로 매주 일요일 가톨릭교회 미사에 참여한 후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옷을 입고 침묵 속에서 거리행진을 한다. 백의의 여성들 행진은 쿠바에서 유일하게 허용된 대중 항의집회다. 이들은 쿠바의 정치범 석방을 위해 노력해왔으며 2005년 사하로프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17일(현지시간) 오후와 18일 오전 이 단체 회원 50여명이 행진 도중이나 교회에 가기 위해 본부를 출발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오는 26∼28일 교황의 쿠바 방문을 앞두고 이 단체가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쿠바 정부는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반체제 활동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쿠바의 공산주의 체제 종식을 교황이 중재해 달라는 요구를 펼치며 48시간 동안 성당을 점거하고 있던 반체제 인사 13명이 교회의 요청으로 투입된 경찰에 의해 해산되기도 했다.
공식적으로 무신론을 주장하는 쿠바 정부도 현재는 가톨릭을 포함한 다른 그리스도 교파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베르타 솔레르 백의의 여성들 대표는 쿠바 인권문제를 토론하고자 짧게라도 교황을 만나고 싶다고 밝혔으나 바티칸 대변인은 교황은 반체제 인사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교황 방문은 1998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14년 만에 이뤄지는 것으로 쿠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